[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우리나라 주택건설기술개발은 세계 어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층의 빌딩이 우리 건축기술로 지어졌고, 첨단주거서비스 기능을 갖춘 스마트 도시의 해외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주택건설업체들의 성과가 있기까지 든든한 지원군의 역할이 컸다. 바로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지난 1985년 설립 이래 서민주택건설의 중추역할을 담당해 온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주택산업 발전과 주택사업여건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고 있다.
최근 대한주택건설협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심광일 석미건설 대표가 선출됐다. 그는 1989년 3월 석미건설을 설립하고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도회 회장과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 이사 등을 지내면서 27년간 주택건설업계에서 내공을 쌓은 인물이다. 현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비상임 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주택업계 베테랑인 심 회장으로부터 향후 국내 주택경기 전망과 주택업계당면현안, 그리고 협회 운영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심광일 대한주택건설협회장. 사진/대한주택건설협회
-올해 주택시장이 지난해와는 다르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으셨는데. 취임소감과 포부는.
▲최근들어 주택건설업계는 정부의 잇따른 주택규제강화 방안에 따라 주택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국내 금리도 점차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정치적인 불확실성까지 더해짐에 따라 실물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정부가 주택규제를 강화할 경우 시장충격이 우려된다.
이처럼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시기에 주택업계의 대표단체인 협회의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어깨가 무거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 어느 시기보다도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지난 6년간의 경기도회장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7000여 회원사는 물론 협회 임직원 모두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지금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주택업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임기동안 7000여 회원사가 편안하게 주택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회원사들을 위한 울타리이자 든든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아울러 공적단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24년차를 맞는 국가유공자 주거여건개선사업을 비롯한 각종 사회공헌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다.
-협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하셨는데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임기동안 협회의 대외적인 위상을 높이고 주택산업 발전과 주택사업여건 개선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 가운데 특히 집단대출 정상화 및 LTV·DTI 등 금융규제 완화조치 조속 연장와 하자분쟁 최소화를 위한 하자판정기준 일원화,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 인상, 중견 건설사 가로주택정비사업 참여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개선 등을 조기에 관철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택건설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정부는 지난해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후속조치로 11.3대책 등을 통해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올해부터 분양공고하는 사업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중도금 집단대출규제는 주택건설업체 입장에서도 과도한 규제지만, 실수요자의 피해가 커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총체적상환능력심사(DSR) 도입으로 대출규모가 축소돼 목돈 마련이 쉽지 않은 무주택 서민의 주택구입이 더 어려워졌고 실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DSR는 차입자의 모든 부채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연소득 대비로 나타낸 지표로 DTI(총부채상환비율)보다 강도 높은 규제로 꼽힌다.
11.3부동산 규제 강화 대책 등 잇따른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으로 인해 주택시장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여기에 추가로 규제대책을 마련할 경우에는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의욕을 상실시킴으로써 주택시장의 급랭이 우려된다.
또 국내 실물경기 약세 등으로 주택수요기반마저 위태롭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및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부진 등 대외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규제의 정상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주택시장의 수요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 등 각종 금융규제 완화 조치가 조속히 연장돼야 할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표준건축비 현실화 문제도 주택업계의 오랜 숙원사항으로 아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임대주택건설을 위한 표준건축비 현실화가 필요하다. 현재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품질수준이 유사함에도 분양주택 기본형 건축비의 69%에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앞서 표준건축비는 지난해 6월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 개정·고시에 따라 2008년 12월 대비 5% 인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2008년 12월 이후의 공사비 인상요인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인상이다.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는 2008년 말 94.5%에서 2015년 말 109.8%로 16.2% 상승했으며 임금, 자재, 장비투입 등의 건설공사비 지수는 2008년 12월에서 2016년 11월까지 24% 상승했다.
이처럼 표준건축비는 20% 이상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5% 인상에 그쳐 임대사업자의 부당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임대기간 5년 동안의 감가상각비가 건축비의 12.5%(40년 정액법)를 차지하고 있어, 표준건축비 5% 인상은 감가상각비 공제로 인한 손실을 약간 감소시키는 효과밖에 없다. 5년 임대주택 분양전환에 따른 손실을 다소 줄여주는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여기에 건축비 원가손실은 7.5%가 발생한다.
이에 협회는 공공건설 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 10% 추가 인상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최소한 2008년 12월 말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 수준까지는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정기총회에서 대한주택건설협회 제 11대 회장으로 선임된 심광일 신임 회장이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대한주택건설협회
-마지막으로 올 한해동안 협회 운영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단기적으로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회원업체들의 주택사업여건이 불투명한 만큼 주택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협회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그리고 지금의 불안한 주택시장 상황을 잘 극복하고 주택시장이 안정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협회의 내실을 기하고 회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협회운영의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협회가 본연의 기능인 '회원들의 등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의 업무수행능력 제고와 회원사의 협회참여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직원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회원사 의견수렴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협회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협회운영의 역점을 두겠다.
아울러 지역·세대·사업규모를 초월해 단결되고 화합하는 가운데 회원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일류협회를 만들겠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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