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상징 미래부, '개편' 위기에 국회 설득
"4차 산업혁명 대비 ICT·과학기술 함께 가야"…조직은 이미 각자도생
2017-02-14 17:44:19 2017-02-14 17:48:36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개편 논란에 휩싸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부처 존속을 위해 국회 설득에 나섰다. 
 
14일 미래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미래부 관계자들은 최근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한창이다. 국가 미래를 담보할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은 산업 성격상 한 부처에서 전담해야 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미래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은 ICT와 과학기술이 필수적으로, 이를 함께 볼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국가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조직과 여건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범 4년을 맞아 각종 정책과 계획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자평과 함께 "새 정부가 예정보다 빨리 들어선다면 인수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데, 또 조직개편과 안정화에 1~2년을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지난해 12월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부처에 예산 편성하고, 사업을 만들고, 정착시키려면 빨라도 1~2년은 걸리는데 2~3년 있으면 또 새 정부가 들어서 부처가 바뀐다"며 "5년마다 정부 조직을 바꾸는 것은 낭비고 손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ICT와 과학기술 업무 분리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지난해 정부과천청사 미래부 기자실에서 주요현안에 대해 설명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래부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회 설득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유력 대선주자 캠프를 찾아 미래부 입장을 설명할 기회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통해 "과학기술부를 부활하고 중소기업청을 벤처중소기업부로 승격해야 한다"며 부처 개편의 입장을 보였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확대·개편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모든 국가기구를 통합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4차 산업혁명을 겨냥한 정부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선주자들이 미래부를 겨냥하고 나선 것은 박근혜정부의 상징인 창조경제 주무부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민심이 돌아선 상황에서 창조경제 간판을 유지할 까닭이 없다는 전략적 고민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가 공을 들인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차은택 등 최순실 사태에 연루되며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이에 미래부는 옛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 출신으로 분열되며 각자도생하는 모습도 보인다. 한 관계자는 "부처가 어찌 될지 모르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ICT와 과학기술, 미디어 관련 업무는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나눠 맡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가 IT와 과학기술을 전담했지만 이명박정부 들어서며 해체됐다. 이후 지식경제부와 방통위 체제를 거쳐 박근혜정부 들어 미래부와 방통위로 재편됐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