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올 들어 국내 대다수 증권사가 러시아와 브라질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높은 환변동성에도 대외 환경개선과 금리하락에 따른 우호적인 환경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일부 보수적인 의견을 견지하던 증권사들도 입장을 바꿔 단 것이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중립을 지키고 있는 곳은
삼성증권(016360)이 유일하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으로부터 판매된 브라질채권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005940)은 오는 21일 본사에서 러시아와 브라질채권 투자설명회를 연다. 지난 2014년 7월 브라질 월드컵 당시 브라질 채권값이 급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셀 브라질'을 외쳤던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브라질채권 반등시점을 정확히 예견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를 통해 팔린 브라질채권 전체물량(약 7000억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NH투자증권 창구를 통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연초 이후에만 1700억원을 웃도는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브라질채권과 함께 러시아채권 투자도 유망하다고 판단한다. 이미 이달 초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 주요 기관들에 대한 심층실사를 마친 결과"라며 "러시아채권 투자는 경제제재가 빠르게 해제되긴 어렵겠지만 대내외적인 맷집이 강해지는 동시에 금리인하 여력이 높아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00억원 가까운 브라질채권 판매고를 올렸던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브라질뿐 아니라 러시아채권 시장 전망도 견고할 것으로 보고 리테일 판매물량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유지하며 연초 이후 약 600억원 규모의 브라질채권이 한국투자증권 리테일 창구를 통해 팔렸다. 박승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정책금리는 연말 9%대까지 진입하게 될 전망"이라며 "추가 금리인하 기대와 헤알화 안정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채권에 대해서는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원자재 가격회복 영향으로 실물경기 중심의 펀더멘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통화가치 반등과 수입물가 안정으로 급등했던 물가상승률 역시 많이 안정됐기 때문에 채권투자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포인트인 중앙은행의 추가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판단했다.
미래에셋대우(006800)도 러시아와 브라질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초 이후 1000억원 이상의 브라질국채 판매성과를 낸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러시아 로컬 국채 투자가 매력적일 것으로 보고 보유규모를 확대, 수익을 내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의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과 러시아 소버린 스프레드 간의 괴리는 최근 5년 평균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러시아 로컬 국채 밸류에이션이 아직 부담스러운 영역까지 진입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분명 작년 대비 자본차익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올해 러시아 로컬 국채 투자는 8%를 상회하는 절대금리 메리트를 통한 보유수익 확보 전략이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거의 모든 해외채권을 중개하는 신한금융투자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추가금리 인하 이전에는 브라질채권 매수스탠스를 유지한다"며 "러시아 대외 여건 개선을 고려해, 러시아 채권투자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해외채권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삼성증권은 올해도 브라질채권 투자에 대한 의견을 중립수준으로 두고 보수적인 입장을 지켜나간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에 대해선 "낙관적 시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여력과 달러강세 조정을 감안하면 중립수준의 투자매력도로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실질금리와 실질 실효환율 측면에서 이머징국가 중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올 들어 국내 대다수 증권사가 러시아와 브라질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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