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재무탐정의 자산관리)는 KTB투자증권 원강희 리스크관리실장(상무)과 증권부 김보선 기자가 금융투자의 트렌드를 이론과 실전에 걸쳐 다양하고 쉽게 얘기나누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달라지는 개인연금 제도와 상품 운용 방식에 대해 살펴봅니다.
고령화 시대로 인해 개인연금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노후보장체계는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나요?
우리나라는 아직 연금제도가 성숙하지 못하여 연금의 총합이 퇴직전 소득의 51.2%로 절반 정도에 불과하여 다른 OECD 선진국인 미국 78.2%, 영국 67.1%, 캐나다 73.1%에 비해 크게 낮은 실정입니다. 절대적으로도 적정한 노후 보장 수준인 70% 에서 80%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다른 사회보장이나 복지제도 또한 다른 OECD 국가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노후 대비는 크게 낙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48.5%로 OECD 평균인 11.6%에 비해 4배 가까이 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개인연금법 제정안'에 따라 도입되는 개인연금계좌가 도입되는데요. 기존 은행, 보험, 증권사에서 가입하던 개인연금 상품과 어떻게 다른가요?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구성이 급격히 노령화하고 있는데 반해 자산이 부동산에 치중되어 있고 노후대비가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국민들이 노후를 더 잘 대비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방안 마련을 지속 추진해 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번에 개인연금법을 제정하고자 하는 것인데요, 그 내용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은행·보험·금융투자 등 업권별 법률에 따라 각각 규율을 받던 다양한 연금상품에 대하여 일원적인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연금사업자에 대한 요건 강화 및 연금자산의 충실한 관리를 위한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의무를 부여했습니다.
둘째 개인연금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개인연금계좌를 도입하고 여기서 신탁, 보험, 펀드 및 새로 도입되는 투자일임형 상품까지 모든 상품을 한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과거에는 연금가입자가 각자 다른 금융기관을 찾아 다니면서 금융기관마다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스스로 관리해야 했습니다. 또한 연금상품에 가입을 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일일이 금융기관을 찾아가 신청을 했어야 했는데요.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많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개인 연금계좌 안에서 상품을 마음대로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연금가입자에 대한 보호 제도를 강화하여 연금상품에 가입한 후 일정한 숙려기간을 부여하고 그 기간 내에는 위약금 없이 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습니다. 또한 노후의 연금수급권 보장을 위해 연금자산의 압류는 일정부분 제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이 법이 제정되면 국민들은 퇴직연금, 연금저축, 연금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담아 수익률, 수수료 등을 한눈에 비교·관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연관해서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타깃데이트펀드(TDF) 파이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TDF는 연금상품으로서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나요?
타깃데이트펀드는 생애 주기마다 나이에 맞추어 투자 비중을 조절해 주는 펀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젊은 나이에는 원금의 성장에 중심을 맞추어 성장 주식이나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다가 고객의 나이가 많아지게 되면 점점 더 안전한 채권 등에 대한 비중을 알아서 늘려 주는 방식입니다. 연금을 드는 분들이 금융과 투자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고 신경을 쓸 겨를도 많지 않다 보니 생애주기에 따라 금융회사가 이러한 자산배분의 조정을 대신 해 주는 펀드입니다.
연금은 국민의 노후대비 자금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관심은 아직 부족한 실정인데요,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 지 설명해주세요.
연금제도는 국민의 노후 대비를 위해 매우 중요한 제도입니다. 과거와 같이 자녀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노후를 대비하는 것은 이제 생각하기도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국민 모두가 잘 알아서 노후대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여기에 국가의 역할이 중요해 집니다. 그렇다고 국가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금융기관에 그 역할을 맡기고 있는데, 금융기관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가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민들의 효율적 연금관리를 위해 잘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금융기관의 지나친 이익추구의 방지 입니다. 금융기관이 국민의 노후 관리를 신경쓰기보다 금융기관의 이익을 앞세운다면 국민들의 노후 대비는 어려워 질 것입니다. 특히 국민들의 노후대비를 위한 각종 세제 혜택을 국가가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를 금융기관이 수수료 등으로 모두 빼앗아 가버린다면 국가에서 의도하는 효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금융기관들이 연금의 관리를 여기 저기서 쪼개서 관리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얻지 못하여 관리와 운용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그만큼 국민들의 노후 대비 자금에서 그 비용이 지출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금융기관 간의 경쟁을 통하여 경쟁력이 없는 연금 관리를 잘 못하는 금융기관을 퇴출하여 효율적인 금융기관이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도록 하면 좋을 듯 합니다.
이 뉴스는 2017년 3월1일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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