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 주부 A씨는 1988년 1월부터 1989년 12월까지 2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연금보험을 납부했지만, 결혼 후 퇴사해 현재 58세의 전업주부다. 결혼 이후 무소득배우자로서 국민연금 적용에서 제외돼 노후 연금수급이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 A씨는 국민연금 적용제외 기간에 대해 연금보험료를 추후납부할 수 있게 된다. 지금부터 60세까지 2년동안 임의가입으로 연금을 납부하고, 적용제외 기간 중 6년을 추가납부해 10년을 충족하면 61세부터 노령연금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보건복지부
전업주부 혜택·유족연금 중복수급률 20→30%
본래 퇴직자는 사업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계속해서 국민연금을 낸다. 다만, 보험료를 내기가 어려울 경우 국민연금공단에 납부 유예를 신청할 수 있는데, 이것이 '납부예외'다. 또 이 기간 미납한 보험료를 나중에 내는 것을 '추후납부'라고 한다.
그런데, 주부는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자가 아니다. 김동엽 미래에셋퇴직연구소 이사는 "본래 전업주부의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였는데, 전업주부가 추후납부를 할 수 없게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났다. 경력단절 전업주부는 국민연금 의무가입대상이 아니어서 납부예외를 신청할 필요도 없고, 납부예외기간이 없으니 추후납부도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같은 조건에서 독신은 추후납부가 되지만 배우자가 있다고 추후납부를 못한다고 하니 전업주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0일부터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시행돼 A씨와 같은 경력단절 전업주부가 국민연금 추후납부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에따라 30일부터는 지금까지 적용제외자로 분류됐던 무소득배우자 등이 추후납부를 통해 연금수급을 하거나 가입기간을 늘려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들은 보험료를 한 번이라도 낸 적이 있어야 하며, 1999년 4월 이후 적용제외 기간만 추가납부할 수 있다.
추후납부를 몰아서 하면 목돈이 들기 때문에 현재도 분할납부는 허용하고 있다. 분할납부는 현행 24회에서 60회로 연장한다. 또, 사업장가입자나 지역가입자는 현재 소득수준에 따라 내는 보험료를 그대로 내면 되지만, 전업주부 등 임의가입자는 상한을 적용해 약19만원까지만 납부하도록 했다.
국민연금 납부증명에 대한 부담도 완화된다. 현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게 공사·구매 등 계약 대가를 받는 사업자의 경우 연금보험료 체납사실이 없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 하지만, 회생절차 중인 사업자의 경우 회생계획에 따라 징수 유예된 체납 연금보험료는 체납으로 보지 않고, 소액계약은 납부증명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제도가 개선된다.
이밖에 노령연금 수급권, 배우자 사망 등으로 인한 유족연금 수급권이 모두 있는 경우 노령연금을 선택할 때 현재는 유족연금의 20%만 지급받았지만, 중복수급률이 30%로 상향된다. 저소득 근로자에게 연금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두루누리 사업'은 고소득·고액재산가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개정됐다.
추후납부, 이럴 땐 어떻게?
무소득배우자는 약 438만명으로 추산된다. 기존에는 무소득배우자가 국민연금에서 적용제외된 기간에 대해서는 본인이 원하더라도 추후납부를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노령연금 수급을 위한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우기가 어려웠고, 내 연금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정안을 통해 전업주부 등도 노령연금을 받을 기회가 확대된다.
과거 납부한 연금보험료를 모두 반환일시금으로 받은 이들도 있다. 이 경우 적용제외 기간에 대해서 추후납부할 수 없다. 다만, 지급받았던 반환일시금을 반납금으로 다시 납부한다면, 그 반납금을 납부한 날 이후의 적용제외 기간에 대해 추후납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추후납부 신청은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에 직접하거나, 공단 홈페이지(www.nps.or.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도 있다.
오는 30일부터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시행돼 경력단절 전업주부가 국민연금 추후납부를 할 수 있게 된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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