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발표)'장시호 제보' 태블릿PC 휴대번호, 최순실 직접 개통
미승빌딩 환경미화원 명의 도용…비서 계좌로 요금 결제도
2017-03-06 18:02:07 2017-03-06 18:02:07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특검팀은 제2의 태블릿PC를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가로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을 수사하면서 최씨가 사용하던 또 다른 태블릿PC를 확보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올해 1월5일 변호인을 통해 최씨가 사용하던 태블릿PC(삼성 갤럭시탭)를 특검팀에 임의제출했고, 특검팀이 “관련 증거를 토대로 최씨가 사용한 것이 명백하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최씨는 국내로 돌아오기 전인 지난해 10월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 있는 물건을 버리라고 장씨에게 지시했다. 최씨 지시를 받은 장씨는 태블릿PC를 가지고 나와 보관하고 있다가 변호인을 통해 특검팀에 제출했다. 장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최씨가 사용하던 태블릿PC 암호 패턴이 ‘L’자인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고, 실제 암호 패턴 또한 ‘L’자로 확인됐다.
 
최씨가 쓰던 태블릿PC라는 증거는 또 있었다. 이 태블릿PC에는 2015년 7월24일부터 같은 해 11월25일까지 ‘hongmee15@gmail.com’ 등의 계정으로 수신된 186개의 이메일이 저정돼 있었는데 이 가운데 한 이메일의 수신자는 ‘hongmee15@gmail.com, 최순실’로 표시돼 있었다. 상당수 이메일은 최씨 소유의 페이퍼컴퍼니 격인 독일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 설립 및 부동산 구매업무 등을 위해 최씨를 도와준 변호사 등이 해당 업무와 관련해 보낸 내용들로 전해졌다. 또 특검팀은 2015년 10월13일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용한 역사교과서 문제 등 관련 말씀자료 수정본 파일이 이 태블릿PC에 저장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말씀자료는 최씨가 사용한 ‘leezu2015@gmai.com’ 계정에서 내려받기 된 것이고, 정호성 전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은 이 말씀자료를 최씨에게 전달해 수정받은 사실이 있다고 특검팀에서 진술했다.
 
태블릿PC의 휴대전화 번호는 최씨가 직접 개통한 것으로 특검팀 수사결과 밝혀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10월12일 직접 태블릿PC를 가지고 한 휴대폰 대리점을 찾아가 차명으로 개통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차명폰을 개통하는데 자주 이용했던 이 대리점을 압수수색하고 대리점 업주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최씨는 특히 태블릿PC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자신 소유인 미승빌딩 청소 직원의 이름을 빌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블릿PC의 휴대전화 사용요금은 최씨의 비서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에서 이체됐다. 이 계좌에서 최씨가 개통한 다수의 차명폰 요금이 함께 결제된 사실도 확인했다. 최씨 비서도 최씨의 지시로 차명폰 요금을 계좌이체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히 태블릿PC에는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것과 관련된 다수 이메일이 담겨 있어 특검팀이 이 부회장의 뇌물사건 수사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1월 "특검팀이 입수한 태블릿PC는 절차는 물론 증거 능력에서도 문제가 없다. 저장된 파일 내용도 기존 것과 비교할 때 상당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2의 태블릿PC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해명은 또 한 차례 거짓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연설, 홍보와 관련해 최씨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으며 기간은 청와대 보좌진이 완비되기 전까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권 출범 3년가량이 지난 시점에서도 박 대통령은 말씀자료 등에서 최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씨는 장씨 제보와 특검팀 수사로 입증된 태블릿PC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바 있다. 그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취재진에 "최씨는 장씨가 제출한 태블릿PC도 JTBC 보도 태블릿PC와 마찬가지로 자신은 알지 못하고 태블릿PC를 사용할 줄도 사용한 일도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JTBC 보도 태블릿PC와 마찬가지로 장씨가 제출한 태블릿PC에 대해서도 개설자, 사용자, 사용내역, 저장기록 및 기록의 변개, 언론 또는 특검에 제출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전문기관의 감정이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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