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항공업계 맞수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출자 LCC 기업 진에어와 에어서울이 일본 노선을 두고 맞붙게 됐다. 그동안 상이한 사업전략 탓에 맞붙을 기회가 없었지만 대내외적 변수를 맞은 진에어가 전략 수정을 검토하면서 정면대결이 가까워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CC 고성장을 주도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한 업계 증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동남아시아와 사드 보복 조치에 타격을 입은 중국과 달리 꾸준한 수요 성장에 계절적 성수까지 도래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2개의 장거리 노선을 보유했던 진에어는 지난달 인천~케언즈 노선에 이어 이달 6일 인천~호놀룰루 노선의 잠정 운휴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취항한 케언즈 노선은 취항 당시부터 호주 관광청과 2개월만 운항하기로 합의했고, 호놀룰루 노선 역시 항공기 정비 후 5월부터 재투입된다는 계획이지만 '장거리 노선 특화'라는 차별화 요소가 희미해진 셈이다.
진에어는 해당 공백을 일본과 동남아 중심 증편으로 메운다는 방침이다. LCC 핵심 취항지 중 하나인 중국의 경우 최근 사드 보복 조치로 사업 확대가 어려운 데다 동남아 역시 시장 포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노선 중심의 증편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부산~키타큐슈, 인천~키타큐슈 노선을 잇달아 신규 취항하며 일본 노선 강화의 시동을 건 바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에 투입됐던 항공기가 중거리 노선에도 활용 중인만큼 수요에 따라 일본과 동남아 노선 증편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노선 특화 전략을 펼쳐온 진에어가 장거리 노선 운휴 및 일본·동남아 노선 검토에 나서면서 일본 노선에 집중 중인 에어서울과의 본격적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각 사
이에 따라 사업 초기부터 일본 노선 특화 전략에 무게를 둔 에어서울과의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비인기 일본 노선을 승계 받아 10월부터 본격적인 국제선 취항에 나선 에어서울은 다카마쓰와 시즈오카, 요나고, 나가사키 등 7개의 단독 노선을 보유 중이다.
특히 올해는 2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동남아와 일본 중심의 4개 신규 취항을 계획 중인만큼 일본은 물론, 그동안 취약했던 동남아시아 지역으로도 진에어와의 경쟁 무대를 넓혀 나가게 됐다.
일본 노선은 지난해 LCC 국제선 수송 분담률 사상 첫 30% 돌파의 1등 공신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 대비 18.1% 증가한 국제선 여객 가운데 가장 높은 오름폭은 보인 지역은 24.2%를 기록한 일본이었다.
이 가운데 국내 6개 LCC가 수송한 유임여객은 총 574만5300여명으로 전체 1419만5900여명 가운데 40.5%를 차지했다. 불과 1년 새 점유율을 10% 가까이 끌어올린 성장률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벚꽃의 종류가 다양한 데다 남쪽 지역은 2월부터 꽃나들이가 가능해 이미 지난해부터 봄 성수기에 준하는 수요 상승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의 대처 여행지로 꼽히는 중국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당분간 일본 여행 수요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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