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웨일' 6년간의 담금질 후 글로벌 시험대 오른다
이번주 공개서비스…구글 오픈소스 크로미움 기반 개발
2017-03-14 06:00:00 2017-03-14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NAVER(035420)(네이버)가 네이버랩스를 분사하는 등 플랫폼 사업에 공들이는 가운데 지난 2011년 개발에 착수한 웹 브라우저(정보검색 응용프로그램) '웨일(WHALE·고래)'가 이번 주 일반에 공개된다. 구글 '크롬'의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던진 웨일의 연착륙 여부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네이버의 위상을 가늠할 전망이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약 6년간 개발한 네이버의 PC용 웨일이 올해 1월 말부터 진행한 2차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끝내고 이번 주 '공개 베타테스트(OBT)'에 돌입한다.
 
네이버가 이번주에 웹 브라우저 '웨일'의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네이버
 
웨일은 웹 브라우저를 만들 수 있는 오픈소스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검색 엔진 '슬링'을 접목해 만들어졌다. 크로미움은 구글이 만든 오픈소스 프로젝트이며 구글의 웹 브라우져 크롬도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네이버는 개발 초기 독자 기술로 개발을 추진하고 출시를 고려했으나 시장 확장성이 중요하다 판단해 크로미움 기반의 웨일을 내게 됐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웨일에서도 크롬 웹스토어를 쓸 수 있다. 네이버는 웨일 자체 웹스토어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하나의 창(TAB)에서 여러 기능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옴니태스킹'을 구현한 것이 웨일의 특징이다. 그 중 돋보일만한 기능은 브라우저를 2분할해 왼쪽에 띄워놓은 페이지의 링크를 오른쪽에서 열리게하는 '스페이스' 기능이다.
 
또 크롬에 대적할 만한 번역 기능을 내세운다. 인공신경망 기계번역(GNMT) 기술을 적용한 '파파고' 번역서비스를 웨일에 적용해 페이지, 특정 구분, 이미지 등 까지 동시 번역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특정 단어를 선택하면 모바일 화면의 검색 결과가 팝업으로 뜨는 '퀵서치' 기능도 있다.
 
네이버는 웨일을 지난 2015년 12월 시작한 1차 CBT를 포함해 최근까지 약 3만명의 사전 이용자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작업을 거쳤다.
 
웨일이 성공하면 네이버는 검색 엔진으로 출발해 웹 브라우저로 외연을 넓히게 된다. 구글을 비롯해 중국 '바이두', 러시아 '얀덱스' 등도 자체 웹 브라우저를 통해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애플도 '사파리'로 독자적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웹브라우저는 수익을 자체적으로 내진 않지만 포털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인터넷을 시작하는 첫 관문이다. 인터넷과 하드웨어(HW)를 이어주는 접점으로 여겨진다. IT업계 관계자는 "웹 브라우저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서비스로 연결하는 중간 과정"이라며 "포털을 넘어 브라우저를 장착하게 되면 네이버는 한 단계 도약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는 네이버가 포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포털이 웹브라우저를 가지면 해당 웹브라우저 이용자에게 가장 먼저 들어오도록 유입하기 쉬워진다.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를 만든 것과 유사하다. 이용자 행태 데이터 수집에도 유리하다.
 
현재 웹 브라우저 시장은 크롬이 압도적으로 점유율이 높다. 크롬의 PC용 웹브라우저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62.95%이다. 모바일용 점유율도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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