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용 해저 작업 로봇, 국내 기술로 개발
바다 밑 6km 아래서 작업 가능…세계 최초로 상용화 추진
2017-03-27 14:58:02 2017-03-27 14:58:02
[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해양 자원 탐사, 해양 재난 구조 활동 등 심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해저보행로봇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정부는 세계 최초인 관련 기술을 상용화 할 수 있도록 연구기관, 기업과 힘을 모을 계획이다.
 
27일 해양수산부는 다관절 해저보행로봇인 '크랩스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크랩스터(Crabster)는 게(Crab)와 가재(Lobster)의 합성어로 6개의 다리와 초음파 카메라 등을 이용해 해저를 걸어다니거나 수중을 유영하면서 탐사할 수 있는 다관절 보행로봇이다.
 
해수부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해저 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해 탐사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195억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관절 복합이동 해저로봇 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 결과로 2013년 200m 해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천해용 크랩스터 CR200을 개발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600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심해용 크랩스터 CR6000을 개발, 북태평양 필리핀해 수심 4743m에서 실시한 실해역 테스트도 무사히 통과했다.
 
전봉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박사는 "현재 일본과 미국, 캐나다 등에서 해저 로봇을 개발 중이지만 내려갈 수 있는 최고 수심이 50m 정도에 불과하다"며 "해저 6000m를 내려갈 수 있는 해저 보행로봇은 CR6000뿐"이라고 설명했다.
 
크랩스터는 6개의 발을 활용해 해저지면에서 조류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고, 음파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150m 반경 이내의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 초음파 카메라를 통해 전방 15m 이내의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이 같은 기능으로 해저 자원과 생물 발견·채취를 비롯해 해저 유물발굴, 그리고 해양 재난 구조활동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 CR200은 3년전 세월호 침몰 당시에 활용되기도 했다.
 
전 박사는 "3년 전 세월호 침몰 당시 CR200이 일부 지원을 하기도 했다"며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목적에 맞게 상용화 시킨다면 비상상황이나 긴급조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로봇 기술을 하루빨리 상용화하기 위해 28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경인테크와 함께 업무협약식을 개최한다. 경인테크는 기술이전료 30억원을 지불하고 CR200의 설계와 제작, 운용, 제작 기술을 이전 받고, 이후로도 연구소와 함께 상용화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해저보행로봇 시장이 2025년이 되면 약 1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크랩스터의 개발은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해양 과학기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협약을 통해 하루 빨리 기술이 상용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개발한 해저보행로봇 '크랩스터 CR200(위)'과 'CR6000'. 사진/해양수산부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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