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내달부터 3대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재편된다. 시장 입지가 좁아진 국내 해운업계의 위기감도 높아졌다. 한진해운의 파산 이후 한국 선대 규모가 줄어든 것은 물론 국내 항만을 이용하는 노선도 감소했다. 여기에 글로벌 선사들 간 협력이 강화되면서 주요 얼라이언스에 참여하지 못한 해운사들의 물동량 확보 경쟁도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시장은 내달 1일부터 2M, 디얼라이언스, 오션얼라이언스 등 3대 체제로 재편된다. 기존 2M, O3, CKYHE, G6에 속했던 해운사들이 자사의 이익에 따라 새롭게 결합하면서 거대 얼라이언스 3곳으로 압축됐다. 4대 체제에서는 한진해운이 CKYHE, 현대상선이 G6에 참여해왔다. 한진해운의 이탈 이후에는 현대상선만 2M에 조건부로 합류한 상황이다. 2M은 세계 1·2위 선사인 머스크라인과 MSC가 참여한 얼라이언스로, 가장 많은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M과의 협력으로 과거 G6에 속해 있을 때보다 선복량이 약 22% 늘고, 특히 미주 서안의 선복량은 G6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선복 공유 없이 선복 교환, 매입만 가능한 조건부 계약으로, 일반적인 해운 동맹에 비해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특히 미주 동안과 유럽 등 전체적으로 넓혀 보면 향후 사업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많다.
현대상선은 계약기간인 3년 동안 미주 동안과 유럽 노선에서 선박 신조 발주가 제한된다. 컨테이너 업황이 회복되더라도 해당 노선에서는 선대를 늘리지 못하고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글로벌 선사들이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화물 운송비용을 줄이는 사이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의 빈자리도 크다. 한때 글로벌 7위 규모의 선대를 보유했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국내 컨테이너선 선대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SM상선이 한진해운의 미주·아주노선 영업망과 일부 영업인력을 승계했지만, 선대 규모나 노선에 있어서는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다. SM상선은 현재 6500TEU급 8척과 4300TEU급 1척, 1000~1700TEU급 3척 등 총 12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을 거쳐 가는 화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부산항을 기항하는 아시아-북미 항로는 15개에서 13개로, 아시아-북유럽 항로는 3개에서 2개로 줄게 된다. 북미 항로 및 북유럽 항로는 부산항 환적물동량의 43.5%를 점유하고 있는 가장 큰 시장이다. 특히 북미 항로는 부산항 환적물동량의 36.6%를 차지한다.
환적은 컨테이너가 최종 목적지로 가기 전 중간 항구에서 다른 배에 옮겨 싣는 것을 말한다. 올 1월 부산항의 환적물동량은 지난해 1월 대비 3.5% 줄어든 80만2000TEU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의 우려도 커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북미와 북유럽 항로 감소로 최대 35만TEU의 부산항 환적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올해는 부산항 환적물동량이 5.0% 이내에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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