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회원국 대사단 등을 대상으로 한 초청특강을 통해 촛불집회를 소개하고, 촛불집회 저변에 깔린 불평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내달 4일까지 파리·런던·빈 등을 유럽 순방 중인 박 시장은 29일 오후 4시<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본부에서 앙헬 구리아(Angel Gurria) OECD 사무총장을 비롯해 회원국 대사단 등 200여명에게 ‘Demo+Cracy to WEconomics’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특강에서 박 시장은 촛불혁명의 성과와 과제를 소개하고 OECD가 주도하고 있는 ‘포용적 성장’을 서울 실정에 맞춘 ‘위코노믹스’를 제안했다. 포용적 성장은 경제적 불평등, 불균형이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논리 아래 이를 극복해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개념이다.
박 시장의 정치·경제철학이자 시정방향인 위코노믹스는 모두의,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경제로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성장과 분배를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가야한다는 원칙이다. ‘위코노믹스’의 3대 핵심방안으로 ▲잘못된 경제원칙 버리기 ▲경제주체 다양화 ▲소외·희생된 가치의 회복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시가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원전하나줄이기 등 대표 정책도 함께 소개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 탄핵이 자랑스러운 일일 수는 없지만, 20여차례 촛불집회에 연인원 1600만명이 평화롭고 질서있는 방법을 보여준 대한민국 시민들은 자랑스럽다”며 “시민들은 대통령만을 탄핵하고자 촛불을 든 게 아니라 분노의 근원에서 불평등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보스포럼에서 불평등에 대해 인류를 위협하는 최대 요소로 얘기했듯이 불평등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저는 대한민국에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위코노믹스를 제안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후 역설적으로 주가가 오른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재벌이 아닌 새로운 경제체제를 기대한는 것”며 “IMF의 ‘소득 불균형의 원인과 결과’ 보고서는 우리가 믿어왔던 낙수효과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하위 20%를 위한 정책 수립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중소기업과 노동자,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난 5년동안 꾸준히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저는 시청 청소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날 그들이 흘린 눈물을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정치인은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의 친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도시개발로 밀려난 사람들을 보호하고 노숙인도 최소한 인간적 품격을 누리도록 지원하는 등 서울의 시민복지기준선을 시민들과 함께 정한 것도 그런 시도”라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저는 촛불시민혁명이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제 ‘한강의 기적’ 대신, 시민들이 써내려 간 ‘광화문의 기적’을 기억해달라”고 마무리했다.
파리에 위치한 OECD 본부를 방문해 강연을 마치고 앙헬구리아 OECD 사무총장과 악수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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