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세월호가 2014년 4월16일 이후 107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선체 인양이라는 큰 산을 넘기까지 피해·유가족과 시민들 뒤에는 서울시가 있었다.
23일 시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인 2014년 4월23일 희생자가 가장 많은 안산에 임시분향소가 설치됐지만, 희생자 추모와 생존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발길이 전국에서 이어지면서 별도의 추모공간 마련이 요구됐다.
당시 다산콜센터와 응답소에 분향소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130건이 넘게 접수됐고, 시는 발빠르게 움직여 4월27일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대한적십자사와 협의해 ‘소망과 추모의 벽’을 운영했다.
합동분향소에는 그 해 11월까지 35만여명이 다녀갔고, 이후 추모기록물을 정리해 서울도서관 3층 서울기록문화관에 세월호 추모공간을 마련해 상설 추모공간으로 남겼다.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세월호 천막은 힘겨운 싸움을 해오던 유가족과 일상으로 복귀했던 시민들을 잇는 하나의 상징 역할을 했다.
시는 시시때때로 유가족과 광화문광장 천막 사용에 대해 협의했으며, 광화문 세월호 천막은 서명운동과 세월호 특별법 개정, 나아가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힘을 모으는 구심점이 됐다.
지난해 초에는 아예 세월호 참사 피해자로 구성된 ‘4·16 가족협의회’를 시에서 사단법인으로 등록 허가해 활동을 뒷받침했다.
세월호 관련 활동이 장기화되면서 유가족 단체의 활동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세월호 관련 공식적인 업무수행을 도왔다.
세월호 진상규명에 한걸음 다가갔지만 각종 제약에 부딪혔던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에도 시는 힘을 보탰다.
세월호 특조위가 국회에서 개최되지 못하고 청문회 장소로 전전긍긍하자 서울시에서 신청사 다목적홀을 대관해 2차 청문회를 무사히 열 수 있었다.
이후 세월호 특조위가 지난해 9월 활동이 종료되자 그동안의 조사했던 자료 일체를 서울시에 임시 이관해 보관하고 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때 수색구조에 나섰다 다친 민간 잠수사들도 정부 지원에서 외면받자 지난해 서울시 산하 서울시동부병원에서 치료 지원하기도 했다.
잠수사 20여명은 근골격계 질환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에 시달려 생계활동도 못하던 상태로 박 시장과의 면담 이후 시의 치료 지원이 이뤄졌다.
박 시장은 지난 12월 팽목항을 찾는 등 지금까지 다섯 차례 팽목항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등 세월호 참사 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
박 시장은 세월호 선체가 모습을 드러낸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모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하겠다”며 “이제는 그 슬픔, 그 괴로움, 그 고통이 끝나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5년 4월14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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