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첸 이대희 대표 체제 3년…비약적 성장
밥솥 시장 정체, 전기레인지 시장 개척으로 방어
2017-04-05 06:00:00 2017-04-05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쿠첸(225650)이 순항하고 있다. 쿠첸의 모회사 격인 부방그룹의 이동건 회장의 장남인 이대희 대표가 이끌고 있는 전기레인지 사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오너경영체제의 장점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쿠첸의 전기레인지 부문 매출은 352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지난 2015년까지 각각 16억원, 27억원, 139억원, 24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지난해까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레인지는 이미 서유럽에서 1950년대부터 보급이 시작됐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1970년대에 보급이 시작돼 40%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전기레인지는 가정에 부과되는 누진세 체계와 찜과 탕 등 다양한 요리문화로 인해 맞지 않다는 편견이 많았다.
 
쿠첸은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레인지를 출시하면서 이러한 국내 상황에 직접 맞섰다. 하이브리드레인지는 열 효율이 높은 인덕션(IH)화구와 하이라이트 화구를 결합한 전기레인지다. 기존의 요리용기를 사용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화구와 인덕션을 결합시킨 '중간형태'의 IH레인지를 출시한 것이다. 이후 2014년에는 3구 모두 인덕션 화구로 구성된 'ALL IH 레인지'를, 최근에는 경도를 강화시킨 '미라듀어 프리인덕션 하이브리드'를 내놓기도 했다.
 
쿠첸의 전기렌지 시장 진출 이후 밥솥 라이벌인 쿠쿠전자(192400)와 SK매직 등을 비롯해 삼성전자(005930)까지 시장에 가세하며 그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레인지 시장은 지난 2013년 13만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0만대에 육박했을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직 시장 초기에 불과해 업계에서는 성장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가늠하고 있다.
 
이 대표가 전기레인지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주력분야였던 밥솥이 성장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신규 고객 확보보다는 밥솥 수명에 따른 교체 수요로 인해 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지난해 대유위니아까지 밥솥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정체는 예견된 상황이었다. 주력사업인 밥솥 사업의 정체가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이 대표가 쿠첸의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사업구조는 물론 권위적이고 딱딱한 기업문화를 지양하며 소통을 강조하는 내부 문화로 바뀌고 있다.
 
리홈쿠첸은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사업부별로 3인 각자 대표체제였지만 2014년 3월 이대희 대표가 총괄사장에 올르면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15년 9월부터 리홈쿠첸은 부방(지주회사)과 쿠첸(가전부문으로 분할되며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했다. 이 대표가 부방의 최대주주(34.85%)를 맡고 있고, 부방이 다시 쿠첸의 최대주주(44.73%)로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쿠첸으로 분리한지 만 2년이 채 되지 않아 경영성과를 가늠할 객관적인 지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전기렌지 분야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단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회사 안팎의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아닌 입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트렌드를 이끌어냈다는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할만 한 일"이라고 말했다. 외형적 성장에 치중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보다 품질안정화와 내부 소통 등을 중시하는 등 장점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B2B 시장에서도 전기레인지 사업을 강화하면서 회사의 지속성장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쿠첸은 지난해 전기레인지 시장에서 35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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