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내 밀반입 된 몽골 '민족의 혼' 되찾아 줘
'점박이' 공룡 등 국내 밀반입 공룡화석 11점 압수해 반환
몽골, 한국에 공룡화석 장기임대 결정…'국교 다지기' 기여
2017-04-09 09:00:00 2017-04-09 13:37:14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찰이 우리나라로 밀반입된 몽골 문화재인 공룡화석 11점을 확보해 몽골로 되돌려 보냈다. 이번 조치는 우리 청부 차원에서 외국의 문화재를 피해국가에게 반환한 첫 사례다. 몽골은 한국 정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공룡화석을 우리나라에 장기임대하기로 결정해, 양국간 국교관계를 한층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권순철)은 ‘타르보사우르스 바타르’ 등 공룡 화석 11점을 지난 7일 몽골로 반환했다고 9일 밝혔다. 백악기(후기)에 살았던 공룡 화석 10점과 공룡알 1점이다.
 
‘타르보사우르스 바타르’는 지금으로부터 7000만년 전, 전 세계에서 몽골에서만 유일하게 서식했던 대형 육식공룡이다. 몽골에서는 ‘민족의 혼’으로 이름 붙을 정도로 중요한 문화재이다. 우리나라 유명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공룡이다. 10~12m 크기로 고비사막이 있는 내몽골에서 서식했다. 2012년 미국 경매시장에서 100만달러(우리 돈 10억원대)라는 고가에 매매됐다. 이 외에 소형 초식공룡인 프로토케라톱스와 하드로사우루스, 공룡알이 포함됐다. 공룡알은 약 1m의 알둥지에 50cm 안팎의 공룡알 10여점이다. 보존상태는 전반적으로 매우 우수한 상태다.
 
앞서 서울북부지검은 2015년 6월 횡령 사건을 수사하던 중 몽골에서 도굴된 공룡화석이 우리나라로 밀반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여러 상자에 뼈를 나눠 담아 몽골 전통 천막인 ‘게르’라고 속여 들여왔다. 밀반입자들은 4억6700만원을 주고 화석을 건네받은 뒤 자신들에게 수억원을 빌려 준 채권자에게 담보로 잡혔고, 이후 계약관계를 두고 밀반입자와 채권자간 맞고소를 냈다가 담보물인 공룡화석의 존재가 드러난 것이다.
 
서울북부지검은 대검 국제협력단을 통해 몽골 대검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화석을 압수해 과천국립과학관에 보관해왔다. 밀반입자들과 채권자가 화석에 대한 압수물 환부신청을 내 항고소송까지 갔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이 되기도 했다. 검찰은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화석을 몽골로 반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검은 지난 7일 오후 4시 청사에서 김주현 차장검사 주재로 간볼드 바산자브 주한 몽골대사와 양국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반환식을 개최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서울동부지검 신청사 준공식 참석시간과 맞물려 참석하지 못했다. 몽골 정부는 반환식에서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를 표시하고 한몽 양국간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공룡화석을 우리나라에 장기 임대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이 몽골에 돌려 준 공룡 '타르보사우르스 바타르' 화석(위)과 재구성도. '타르보사우르스 바타르'는 전 세계에서 몽골지역에서만 발견되는 공룡으로 '몽골민족의 혼'으로도 불리우고 있는 문화재다. 사진/대검찰청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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