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돈을 받아 챙긴 미국 국적의 사업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C사 대표 이모씨를 사기·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8년 4월 A씨에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국유 토지의 등기부등본과 지적도를 보여주면서 "국가정보원에 작업을 해 국가정보원 보유 토지를 수의계약에 의해 공시지가 상당액에 불하받게 해줄 수 있다. 작업을 하는데 활동비 등 경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1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의류제조업 등을 했던 이씨는 실제 1994년 이 전 대통령이 신앙 간증을 위해 코리아타운을 방문했을 당시 자신의 집 별채를 숙소로 제공했으며,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8년간 수감됐던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을 이 전 대통령에게 소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씨는 2007년 12월 제17대 대통령 선거 전 자신과 이 전 대통령, 에리카 김이 함께 찍은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 전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처럼 행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이씨는 2008년 2월 A씨를 통해 코스닥 상장법인인 E사 최대주주인 B씨를 소개받았다. 당시 E사는 감자 결정이 이뤄져 소액주주와 분쟁이 발생해 거래가 정지되는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이씨는 B씨에게 "내가 대주주로 등재되면 투자를 받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회사를 빨리 정상화하기 위해 나를 대주주로 등재해 달라"고 요청한 후 E사 주식 23만여주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것처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허위로 공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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