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두번 우는 유통업계…IPO도 '꽁꽁' 얼어붙어
차세대 K뷰티 '애경산업', 상장 사실상 연기…ABC마트, 상장 취소
2017-04-13 06:00:00 2017-04-13 0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유통가가 두번 울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이 줄어드는데 이어 중국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당초 올 상반기로 계획했던 기업공개를 사실상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순 상장 주관사로 대신증권을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에 돌입했으나 현재까지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매출액(5067억원)이 전년대비 10%, 영업이익(399억원)이 50% 이상 늘어날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 그럼에도 상장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사드'다.
 
애경은 해외진출 확대와 신사업, 제품 연구개발 자금 확보 등을 위해 IPO를 준비해왔다. 애경이 주력하는 신사업은 바로 화장품 사업으로 사드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 등 K뷰티 대표주자도 사드 리스크로 올들어 주가가 10~20%씩 하락하는 가운데 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운 상장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애경산업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5.9%로 매출액은 131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6.5%, 27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은 4배, 금액은 5배 가까이 늘었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의 일명 '견미리 팩트(에센스커버팩트)'가 홈쇼핑에서 대박을 낸 덕분이다. 지난해 에이지투웨니스는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의 롯데면새점 본점 매장. 사진/애경산업
 
슈즈 멀티숍 ABC마트는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 철회의사를 밝히며 증시 입성 계획을 아예 접었다.
 
당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했으나 사드 여파로 중국 진출이 불투명해지며 상장 자체를 포기했다. ABC마트는 지난해 11월 상장예비심사 통과해 6개월 안에 상장하면 되는 상황이었으나 증시 입성 문턱에서 발길을 돌린 것이다.
 
IPO 무산으로 자금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당분간 중국 진출도 힘들어졌다. ABC마트는 일본 브랜드지만 중국 내 반일감정과 한류, 한국 디자인의 인기 등을 고려해 중국 진출은 ABC마트코리아를 통해 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와 함께 3월 중순 이후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끊기면서 주요 관광상권 매출이 타격을 입은 점도 상장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ABC마트 관계자는 "명동 등 관광상권의 3월 택스프리(사후면세) 매출은 1~2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1~2월에는 외국인 매출이 전년대비 80~100%씩 늘었지만 3월에는 상승폭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ABC마트는 지난해 매출은 4304억원으로 전년대비 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전년대비 5.9% 줄었다.
 
ABC마트 서울 가로수길점. 사진/ABC마트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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