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 대선후보들 한목소리
문재인·홍준표 “4년 중임제”…안철수 “의원내각제 빼고”…심상정 “의회 중심제”
2017-04-12 17:48:41 2017-04-12 17:48:4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차기 대선주자들은 12일 제정 30주년을 맞이한 현행 헌법의 개정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대통령 개인에게 집중된 권력의 분산과 승자독식 현행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구체적 개헌시기와 방식에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각 원내정당 대선후보들의 개헌관련 의견을 청취했다.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는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혔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개인 일정을 이유로 서면으로 입장을 대신했다. 국회 개헌특위가 대선후보들을 직접 초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지 집권 후 개헌약속을 꼭 준수하도록 못을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문재인 후보는 ‘국민 참여 개헌논의기구’ 설치 등 국민의 뜻에 따른 개헌을 강조했다. 3대 원칙으로 ▲국민중심 ▲분권과 협치 ▲정치 혁신을 이야기했다. 5대 주요 내용은 ▲헌법 전문에 부마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항쟁 정신 수록 ▲국민기본권 강화 ▲4년 중임 대통령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삼권분립 속에서 협치 모색 등이다.
 
개헌 스케줄은 “내년 초까지 개헌안을 통과시키고 6월 지방선거 투표를 부치면 개헌이 완성된다”며 “헌정체제 안정성을 위해 새 헌법에 의한 4년 중임 대통령제 시행은 2022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게 해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주기는 두 선거를 분리시켜, 총선이 대선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총선이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가 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청와대에 대통령의 개헌 의견을 작성할 개헌TF(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운용하겠다”면서 “9월 정기국회 개원 전 개헌 의견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 시기는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는 게 적절하다”면서 “개헌 이전에 반드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안 된 채 개헌이 이뤄진다면 국민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내용은 ▲국민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강화 ▲권력구조 개편 3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권력구조는 “의원내각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권한축소형 대통령제와 이원집정부제 두 가지에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회에서 공론화를 거친 결과에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개헌의 핵심과제로 ▲시민의 사회경제적 권리를 강화 ▲선거제도 개혁 ▲국민의 참정권 강화 ▲지방분권을 들었다. 그는 “87년 체제 한계를 넘어서고 촛불시민혁명을 완수하는 개헌이 돼야 한다”며 “시민들의 자유권, 정치적 권리는 물론이고 극심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사회경제적 기본권을 강화하는 개헌이어야 한다”면서 이익균점권 명시와 노동 관련 조항 강화 등을 주장했다.
 
권력구조 형태는 “온건 다당제에 기반을 둔 의회 중심제로 장기적으로 가야 한다”며 “비례성을 강화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권력구조 문제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문을 열어뒀다. 개헌 시기는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를 거론했다. 발효시기는 “2020년 대통령 임기 단축을 통해 헌법을 발효하는 방안이 있다”며 임기단축 가능성도 시사했다.
 
홍준표 후보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했다. 개헌 투표는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를 약속했다.특히 현재 정원 300명 단원제인 국회를 양원제로 바꾸고 총원(상원 50명, 하원 100명)도 현재 절반 규모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행정수도 세종시를 헌법에 명시하고, 사형제 부활 등도 이야기 했다. 유승민 후보는 “국민의 뜻과 국회 개헌특위 뜻을 최대한 존중해 대통령 임기 내 반드시 개헌이루어지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동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정세균 의장,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이주영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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