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LF(093050)의 중국 사업이 악화일로에 접어들고 있다. LF 일부 브랜드를 수출하는 상하이법인의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해 라푸마베이징도 부채가 자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푸마베이징은 지난해 자산 126억원, 부채 134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64억원으로 2015년 256억원과 비교해 3%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이 24억원에서 34억원으로 41% 이상 급증했다.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다.
LF는 2010년 프랑스 라푸마그룹과 함께 51대49의 지분율로 합작사를 세워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2012년 라푸마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지분을 전량 LF에 매각하면서 현재 라푸마베이징은 LF의 100%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지분구조의 변동과 함께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더딘 성장, 글로벌·로컬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등이 겹치며 라푸마베이징은 고전을 거듭해왔다. 2010년 중국 론칭 당시에는 2015년까지 매장 200개, 매출 2000억원을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으나 실제 현실은 목표를 크게 따라가지 못했다. 현재 라푸마는 중국에서 30~40개 정도의 매장을 운영하는 데 그치고 있다.
TNGT와 모그 등을 중국에 판매하는 LF트레이딩상하이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2009년 법인 설립 이후 2013년 161억원까지 성장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5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는 당기순손실 규모도 51억원으로 전년대비 24% 넘게 늘었다.
자본잠심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13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39억원을 기록했던 자본총계는 2014년 마이너스 99억원, 2015년 마이너스 141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88억원 규모로 커졌다.
여기에 상하이법인을 통해 판매 중인 여성복 브랜드 모그가 지난해 국내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면서 중국 사업에도 힘을 싣기 힘든 상황이 됐다.
중국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LF의 브랜드는 헤지스 뿐이다. 헤지스는 10년 전인 2007년 중국에 진출해 현재 2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헤지스의 인기를 바탕으로 아동복 헤지스키즈도 2015년 중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둘 다 현지 업체에 라이선스를 판매한 사업으로 LF가 직접 진출해 성공시켰다고 보기는 힘들다.
LF는 앞으로 중국 사업 효율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라푸마는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현재 매장이 없는 TNGT와 모그는 상품 판매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끌고 나갈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효율화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으로 사업을 늘리거나 키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2010년 중국 론칭 당시 열린 라푸마 패션쇼. 사진/LF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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