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편의점이 혼밥족을 위한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도시락 등 각종 간편식으로 혼밥 메뉴를 점령한데 이어 매장에 칸막이가 있는 1인석을 마련하며 혼밥족의 편안한 식사를 위한 장소에도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올해 초부터 총 3곳의 점포에서 혼밥존(zone)을 테스트 운영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의 식사 공간이 주로 오픈된 스탠드 혹은 테이블 형태인 것과 달리 프라이비한 공간을 마련하는데 신경을 썼다.
벽을 보고 있는 자리에 1인용 칸막이를 만들거나 천장에서 내려오는 블라인드로 공간을 분리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밥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혼밥족이 식사를 하면스 스마트폰 이용이 많다는 점에서 테이블마다 충전을 위한 플러그도 설치했다.
혼밥존이 있는 매장의 경우에는 도시락과 주먹밥, 샌드위치, 샐러드 등 간편식을 비롯해 덮밥, 떡볶이, 순대, 만두 등 다양한 즉석식을 일반 점포 대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식사 후 디저트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즉석원두커피 코너도 카운터 옆에 별도로 마련했다.
문일권 BGF리테일 개발기획팀 과장은 "혼밥존은 최근 편의점의 주이용고객인 2030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차별화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 보완을 거쳐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칸막이와 블라인드 등으로 1인용 식사공간을 마련한 CU의 혼밥존. 사진/CU
이마트위드미도 최근 문을 연 스타필드코엑스몰 1호점과 마산신세계점 등 2개 매장에서 혼밥존을 운영하고 있다. 개방된 형태의 공용 테이블에 칸막이를 끼웠다 뺐다 하는 식으로 1인석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위드미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내에 입점한 매장은 오피스 구매자가 많으니 혼자 식사하는 고객이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었다"며 향후 매장 규모나 상권에 따라 유동적으로 혼밥존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편의점 혼밥족이 늘면서 간편식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CU의 간편식 매출은 2014년 13.4%, 2015년 22.5%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56.7%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도시락의 경우 매출신장률이 2015년 65.8%, 2016년 168.3%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편의점이 등장한지 27년만에 처음으로 도시락이 전통적인 인기 상품인 소주, 바나나우유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