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세타2 엔진' 결함을 은폐한 혐의로 고발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된다. 검찰은 추가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후 현대·기아차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한 차례 더 고발인을 조사하고, 자료 검토를 거친 이후 피고발인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0년부터 '세타2 엔진'이 장착된 그랜저, 소나타, K7 등 주요 차량을 생산하면서 주행 중 소음, 진동, 시동꺼짐, 화재 등 결함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공개하고 시정조치를 하지 않는 등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러한 사실을 은폐하면서 해당 차종을 지속해서 판매해 부당한 이익을 얻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지난달 24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포함한 현대·기아차 관계자 총 11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6일 국토교통부에 그랜저(HG), 소나타(YF), K7(VG), K5(TF), 스포티지(SL) 등 5개 차종 총 17만1348대에 대한 리콜 계획서를 냈다.
국토부는 이날 현대·기아차의 제작 결함 5건에 대해 리콜 처분을 통보하고, 결함 은폐 여부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앞서 YMCA가 고발한 사건과 함께 국토부가 리콜을 결정한 차량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지난 2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리콜 처분된 결함은 제네시스(BH)·에쿠스(VI)의 캐니스터 통기저항 과다, 모하비(HM)의 허브너트 풀림, 아반떼(MD)·i30(GD)의 진공파이프 손상, 쏘렌토(XM)·투싼(LM)·싼타페(CM)·스포티지(SL)·카니발(VQ)의 R-엔진 연료 호스 손상, 소나타(LF)·쏘나타 하이브리드(LF HEV)·제네시스(DH)의 주차브레이크 작동등 미점등 등 5건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기술조사와 제작결함심사 평가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5건에 대해 리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지난 3월29일과 4월21일 현대·기아차에 대해 리콜을 권고했지만, 현대·기아차에서 이의를 제기해 행정절차법에 따라 이달 8일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 결과 국토부는 그동안의 리콜 사례, 소비자 보호 등을 고려해 5건의 결함 모두 리콜 처분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내부 제보된 32건 중 자발적으로 리콜계획서를 제출한 3건과 이번에 리콜 처분된 5건을 제외한 나머지 24건에 대해서도 9건은 공개 무상수리 권고, 3건은 추가 조사 후 리콜 여부 결정, 12건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번 리콜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현대·기아차 32건 결함 은폐·축소는 자동차관리법 제78조 위반으로, 모두 검찰 고발·시정 대상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앞으로 국토부는 시정 명령, 검찰 고발이 확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자동차 결함 피해자 간담회, 관련법 제정 토론회 등을 진행해 왔다.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매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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