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보수·진보 따로 없는 '문재인 신드롬'
2017-05-22 15:16:45 2017-05-22 15:16:45
정권이 교체된지 불과 2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정치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기대 이상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다수다. 문 대통령 지지자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색적인 것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권에서도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디 잘하나 보자’며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던 야당은 대통령의 낮은 자세와 과감한 결단력에 적잖게 놀라는 분위기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뛰어넘어 문 대통령의 재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바른정당 김용태 의원은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러 정파 사람들과 과거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을 능력에 따라 쓰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라며 “박수 받을 만하다”고 높게 평가했고,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의 인사를 비롯한 최근 행보가 참 절묘하다”며 “새로움과 기대감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중 매일 아침 문 대통령을 비판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도 SNS에서 “문 대통령이 너무 잘하신다”며 연일 칭찬에 나서고 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어 보인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취임 2주차를 맞는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지지율이 82%에 달했다. 부정평가는 10%에 불과했다. 대선에서 41%의 지지를 얻었던 불안과 우려를 상당 부분 털어내면서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과 2012년 대선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한 표를 행사했던 필자 주변의 지인들도 최근 문 대통령의 행보에 상당히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가히 ‘문재인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문 대통령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것은 바로 대통령 자신이다. 국민들에게 칭찬받을 일만 골라서 하고 있다. 중요 인사에 대해 직접 브리핑하는 모습, 점심 식사 후 비서진과 테이크아웃 잔에 담긴 커피를 들고 정원을 산책하는 모습, 사인을 받기 위해 책가방에서 필기구를 찾는 어린이를 향해 쭈그려 앉아 기다려주는 모습 등 불통과 권위적인 모습으로 덧칠된 전직 대통령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모습이 새로웠다. 인사에 있어서도 탈계파, 지역초월, 여성 등용을 통해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관건은 앞으로 이러한 행보를 지속할 수 있느냐다. 대통령은 시작할 때가 아니라 퇴임 후에 평가를 받는다. 역대 정권이 시작은 화려했지만 늘 끝이 안 좋았던 것은 문 대통령이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문 대통령의 여정은 이제 막 출발선을 지났다.
 
박주용 정경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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