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선거운동 기간 후보가 제공한 금품을 돌려받았더라도 이익으로 볼 수 있어 이를 몰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추징금 없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제공한 금전을 그대로 돌려받았다면 제공자인 피고인으로부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해야 한다"며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추징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위탁선거법 제60조의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김씨는 지난 2015년 3월 진행된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제주양돈축산업협동조합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인 그해 1월 조합원 A씨에게 30만원, 다른 조합원의 부인 B씨에게 5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받은 돈을 1일~2일 후 김씨에게 돌려줬다. 김씨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후보자등록 기간에 총 24회에 걸쳐 조합원 157명에게 선거운동의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금품 살포 시점, 대상자와 관계 등에 비춰 이 사건 금품 살포의 선거 목적성이 뚜렷하고, 선거인을 상대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전선거운동 또한 횟수와 대상자 수에 비춰 사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김씨에게 벌금 500만원과 추징금 35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30만원, B씨에게 5만원을 교부했다가 이를 돌려받은 것이므로 이 사건 범행으로 35만원의 이익을 받았다고는 볼 수 없다"며 벌금 500만원만을 선고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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