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샘플 화장품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한 화장품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장모씨 등이 "샘플화장품 판매를 금지한 화장품법 16조1항3호와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같은 법 37조 1항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했다.
화장품법 16조 1항3호는 판매의 목적이 아닌 제품의 홍보·판매촉진 등을 위해 미리 소비자가 시험·사용하도록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진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37조 1항은 이같은 금지규정을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비매품으로서 사용기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공되지 않는 샘플 화장품이 판매되는 경우에는 국민 보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전한 화장품 거래질서와 화장품 판매가격에 대해 근본적인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입법자는 단순한 행정적 제재인 과태료 처분만으로는 처벌과 같은 정도로 이러한 부작용 발생을 억제해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봐 처벌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이어 "처벌조항은 다른 경제적 범죄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화장품법의 다른 규정 및 형법상 사기죄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청구인들의 직업수행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장씨 등은 소비자들에게 정품화장품에 일명 샘플 화장품을 끼워 판매하는 수법으로 약 7개월동안 총 2억7344만원 상당의 샘플 화장품을 판매했다는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장씨 등은 1심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지난해 12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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