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군산·부산 등지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겨울과 올 봄에 걸쳐 100일 넘게 문 닫았던 서울대공원도 다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6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를 기해 국가 지침에 따라 위기경보단곌르 ‘경계’로 올리고 방역과 검사를 강화했다.
서울대공원은 조류사를 하루 2회 소독하고 새들이 떠먹은 물·분변·흙과 조류의 인후두에서 시료를 얻어 주 1회 AI 양성반응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큰물새장과 공작마을 내부 등 일부 조류사 관람을 중단했으며, 다른 조류사에 대해서도 AI 확산 추이에 따라 접근 차단 시설 설치를 검토 중이다.
동물원을 드나드는 차량을 소독하고, 조류사를 출입한 사람은 전용 소독기로 손을 씻게 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하는 모습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최근 발병한 AI는 수도권 근방이 아니라 주로 남부지방에서 일어났다”며 “공원과 그 인근에서 조류 폐사체나 이상 징후를 보이는 조류가 발견되는 등 아직 특별한 위험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공원은 AI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올 3월30일까지 무려 3달 넘게 문을 닫은 바 있다.
당시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황새 2수와 노랑부리저어새 1수, 원앙의 인후두 시료 1건, 분변 시료 2점, 황새 칸의 물 시료 1건 등이 고병원성 AI로 판명됐다.
이후 공원을 104일간 임시 휴원하고, 예방 차원에서 황새마을에서 살던 원앙 49수를 모두 예방 차원에서 안락사하며 사태 조기진화에 주력했다.
감염경로로 서울대공원 인근 청계저수지의 야생조류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지목되면서 천연기념물과 국제 희귀종을 다수 보유한 서울대공원 운영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서울대공원은 천연기념물 12종 83마리, 국제멸종위기종 48종 425마리, 국내멸종위기종 14종 87마리를 보유 중이다.
다행히 동물원 차단과 방역, 분변검사와 환경검사 등 방역체계 강화와 모니터링을 거쳐 AI 안전성이 확인됨에 따라 전문가와 방역기관 협의 아래 공원을 재개장하고 방역 강도를 일부 완화한 상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당시 비상조치에서 완화된 수준의 방역과 검사를 하는 중”이라며 “아직 이상 징후가 없어서 사육사가 타미플루를 복용하거나 방호복을 입지는 않으며, 황새마을 이중차단막도 해제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도 대규모 가금류 사육농가는 없지만, AI 서울 반입에 대비해 토종닭·오골계 반입, 시내 소규모 농가 의심사례 확인 등을 진행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AI는 철새와 직접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아 한강 수풀 등에 통제 조치는 하지 않았다”며 “소규모 농가마다 자치구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전화 등으로 매일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16일 오후 AI로 인해 임시 휴원 중인 서울대공원 동물원.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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