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반성없는 최호식 회장…누리꾼들 "이렇게 뻔뻔할 수가"
가맹점에 '명예훼손' 운운 공문…비상식적 대응에 여론 공분
2017-06-08 11:38:15 2017-06-08 11:38:15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내주 경찰에 소환될 예정인 가운데,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 회장은 사건 발생 이후 공식적인 해명조차 없이 오히려 항의하는 가맹점주들에게 공문을 보내 '명예훼손'을 운운하는 비상식적인 대응으로 악화된 여론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5일 가맹점주들에게 발송한 공문을 통해 "기본적으로 오해와 소통 부족에서 태동한 사안으로 관련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조속 종결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고 부풀려진 의혹 제기로 저는 물론이고 관련 직원과 회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된데 대하여 크게 우려하고, 조속히 마무리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며 "직원 및 가맹점 점주님들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불안해하지 마시고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사랑하는 소비자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피해 여직원 A씨는 최 회장이 식사를 하던 도중 자신에게 술을 먹이고 신체 접촉을 했으며 이후 인근 호텔로 데려가려고 했는데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나가던 여성 3명의 도움을 받아 호텔을 빠져나온 뒤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지난 5일 '2차 피해 우려'를 이유로 돌연 고소를 취하했고 이때부터 최 회장은 억울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본격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여직원이 술이 취한 것 같아 방을 잡아주려 했을 뿐"이라는 '눈가리고 아웅'하는식의 해명으로 비난의 화살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 회장을 상대로 한 고소는 취하됐지만 경찰은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성범죄는 친고죄(고소·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가 아니기에 고소 취하와는 무관하게 경찰은 범죄혐의를 입증할 CCTV 등을 확보하고 곧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사건 당시 CCTV도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CCTV 속에는 최 회장이 비틀거리는 걸음의 A씨와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러나 A씨는 곧 다급하게 뛰쳐나온 뒤 택시에 올라탔다.
 
최 회장 역시 황급히 뒤따라 나와 A씨와 함께 택시에 타려고 실랑이를 벌였다. 이후 여성 3명이 최 회장을 막아선 뒤에야 상황은 끝이 났고 최 회장은 발걸음을 돌렸다.
 
목격자 여성 3명 중 한 사람이라 주장하는 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는 글을 올려 이목을 끌기도 했다.
 
글쓴이는 "아가씨가 막 도망가니까 최 회장이 뒤쫓아 가서 우리도 같이 뛰어 갔다. 호텔 앞에 있는 택시에 급하게 아가씨가 탔는데 최 회장도 타려는 것을 친구들이랑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가씨가 자신은 회장 밑에 비서라고 했다. 주말에 저녁을 먹자고 해서 안나가려다 하도 나오라고 해서 나온 것인데 남자 비서도 당연히 같이 나올 줄 알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글쓴이는 최 회장이 A씨에게 술을 먹인 뒤 매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여 충격을 전하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주들은 잇달아 겹친 악재에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 움직임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 가맹주는 "문제를 일으킨 회장이 잘못한 거지 가맹주들이 무슨 죄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월 초 이후 잠잠해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재발하며 가맹주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한편 최 회장의 이력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그가 전국인라인스케이팅연합회 소속이라는 점이 알려지자 해당 연합회 측은 적극적으로 선을 긋고 나섰다.
 
대한롤러스포츠연맹측은 "최호식 회장이 국민생활체육 전국인라인스케이팅연합회 명예회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며 "현재 국민생활체육 전국인라인스케이팅연합회는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하면서 대한체육회의 대한롤러경기연맹도 통합돼 없어진 단체이고 최호식 회장 역시 현재 명예회장이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나섰다.
 
더구나 최 회장이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형사 조정위원, 대구서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 부이사장, 대구서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 운영위원장 등을 지낸 이력이 밝혀지며 누리꾼들의 분노는 더 높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딸 뻘인 여직원을 상대로 성추문을 한 인물이 각종 감투는 다 맡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어쩜 이렇게 뻔뻔한 대응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장 가맹점주들을 위한 대책부터 마련해라. 그리고 최 회장은 업계에서 완전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호식 회장과 여직원이 호텔로 들어가는 CCTV 영상. 사진/YTN방송캡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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