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가격대비 용량을 의미하는 '가용비'가 가성비와 함께 불황 속 쇼핑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8일 옥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대용량 제품들의 판매량이 품목별로 지난해보다 최대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소모성이 강한 생필품의 경우 대부분의 품목에서 대용량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칫솔은 대용량 제품 판매량이 올 들어 지난해 보다 83% 늘었다. 면도용품도 대용량 제품 판매량이 같은 기간 71% 증가했다. 방향제(91%)와 화장지(44%)도 대용량 제품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바디용품과 세제류도 대용량을 많이 찾았다. 핸드워시 대용량 제품이 75% 증가했고, 비누도 대용량 묶음 제품 판매가 38% 늘었다. 이밖에 대용량 샴푸·린스(25%)와 바디용품(19%)도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주방세제와 섬유유연제도 대용량 제품이 각각 49%, 20%씩 판매량이 증가했다.
대용량 제품의 판매비중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샴푸·린스는 지난해 대용량 제품의 비중이 14%였으나 올해 19%로 1년만에 5%포인트 늘었다. 주방세제도 지난해 12% 수준이었던 대용량 제품의 판매비중이 올해는 16%까지 커졌다.
생필품 외에도 식품군에서도 대용량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선 매일 마시는 생수를 대용량 묶음으로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년대비 판매량이 10배(977%)이상 늘었다. 유통기한이 길어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가공식품류 역시 대용량 제품 판매가 전년대비 31% 증가했다. 인간사료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대용량 과자(간식) 판매도 같은 기간 13% 증가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인간사료'란 마치 동물 사료처럼 양이 많아 오랫동안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제품을 뜻하는 말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민석 옥션 마트실장은 "생필품 중에서도 오래 두고 사용해도 되는 제품들은 대용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다"며 "가격대비 성능을 내세운 가성비에 이어 가격대비 용량을 내세운 가용비가 불황 속 소비심리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옥션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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