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하이트진로(000080)가 내놓은 발포주 '필라이트'가 맥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맥주 맛'과 '가성비' 트랜드를 관통하며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필라이트는 지난 4월 25일 출시한 지 20일만에 초기 물량 6만상자(1상자 = 355㎖*24캔)가 모두 판매됐다. 현재 일주일에 6만 상자를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 공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물량이 동이 나는 상황이 반복되며 초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수입맥주 공세와 맥주 소비가 감소로 고민하던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의 결단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맥주업계 주력 상품과 차별화한 '필라이트'로 이른바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고, 향후 하이트진로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낼 히든카드가 됐다는 게 주된 분석이다.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의 90년 역사 주류 제조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어 만들어진 제품이다. 알코올 4.5%의 필라이트는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며, 100% 아로마호프로 풍미도 진하다.
하이트진로가 2001년부터 발포주를 일본에 수출하는 등 16년째 기술노하우와 제품력을 인정받았던 것도 국내 시장 출시에 자신감을 갖게 된 배경이 됐다. 그럼에도 출시 초반의 이같은 돌풍은 예상을 뛰어넘은 결과라는 게 하이트진로측 분위기다.
필라이트의 인기는 인터넷 상에서도 쉽게 가늠이 된다. 최근까지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연관 검색어로 '필라이트 파는 곳'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이 필라이트를 찾고 있다. 출시 이후 소비자들은 해당 맥주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찾았지만 매진돼 살 수 없었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필라이트 돌풍은 맥주 풍미를 그대로 구현함은 물론 가성비를 찾는 소비 트렌드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필라이트 1캔(355㎖)당 출고가가 717원에 불과해 같은 용량의 맥주보다 약 40% 저렴하다는 것도 젊은층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했다. 맥아 함량이 10% 미만이라 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돼 일반 맥주(주세율 72%)보다 낮은 30%의 주세율을 적용받기에 가능했다. 출시 당시 "1만원에 12캔"이라는 광고 카피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가격대비 품질도 만족시켰다는 평가다. 맥아 함량은 70% 수준인 일반 맥주보다 적지만 깨끗한 맛이 일품이란 소비자들의 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이달 말부터 필라이트의 생산량을 월 30만상자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김인규 사장(왼쪽)과 한 대형마트에 필라이트 물량이 동이 난 모습. 사진/하이트진로·이광표 기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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