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전세계적인 연비규제 강화로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EV) 등 친환경차를 개발·출시중인 가운데, 비교적 저가에 연비를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인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떠오르고 있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지난해 말부터 유럽과 중국시장에서 양산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만도와 현대모비스가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주최한 '2017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4세션의 발제자로 나선 김재산 만도 글로벌R&D 선행센터장(상무)은 미래 하이브리드 기술의 큰 축으로 개발되고 있는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개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라고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기존 자동차의 전원체계인 12V보다 네 배 높은 48V 전압을 사용해 전압은 높이고 전류는 4분의 1로 줄여,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전선류의 부피와 동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더 높은 전압이 아닌 48V가 각광받는 이유는 48V일 때 가성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60V는 사람이 느꼈을 때 쇼크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60V 이상일 경우 보호기능을 갖추기 위한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비용을 낮추면서도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 전압이 48V인 것이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와 연비 개선이다. 특히 에어컨이나 히터 등 고전류를 쓰는 기능에 48V가 적용되면 최대 20%까지 연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기존 12V에 적용할 수 없었던 일렉트릭 슈퍼차저 적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엔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연비개선 효과는 최대 20%다.
국내 최대 부품사인 만도가 48V 하이브리드를 위해 개발한 시스템은 MG(모터·제너레이터)와 DC·DC컨버터 두 가지다. 만도의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일반 모델 적용시보다 엔진 스타트 시간을 0.66초에서 0.37초로 44% 향상시켰고 연비는 9%, 가속 성능은 7.2초에서 6.3초로 12.5% 개선시켰다. 김재산 상무는 만도의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양산을 위한 테스트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모비스(012330)도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적용되는 '컨버터 통합형 48V 배터리시스템'을 독자개발 했다. 컨버터와 배터리시스템 2개의 부품으로 각각 분리 적용해야 했던 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으로,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냉각효율성도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내년도 양산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며, 48V 하이브리드 사양을 구동하기 위한 인버터 통합형 시동발전기와 전장부품 기술 개발에 성공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전망. 사진/심수진 기자
이날 김재산 상무는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전망에 대해 "2025년에는 전세계에서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비중이 25%에 달할 것이라는 통계가 있다"며 "숫자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현 시점에서는 내연기관이 메인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하나의 엔진이 주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타카하시 오사무 PEVE 상무이사와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이사, 허건수 한양대 교수, 이형철 한양대 교수, 김재산 만도 상무가 2017오토모티브 포럼에서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KAIDA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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