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A씨는 홍대에 놀러갔다 세일 중인 화장품편집숍 '아리따움' 매장에 들렀다. 평소에 사고 싶었던 제품들을 고르다보니 바구니가 가득 찼다. A씨는 가방에 넣기에는 많고 따로 들고 다니자니 번거로운 화장품을 보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매장에서 산 물건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O2O 딜리버리 서비스를 안내받으며 결제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매장을 나설 수 있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디지털'을 꺼내 들었다. 내수시장 침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헬스앤뷰티스토어(H&B) 약진에 따른 원브랜드숍 침체 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O2O(온·오프라인 연계) 등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이미 올해 초 2017년도 경영방침을 밝히면서 '디지털 역량 제고'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서 회장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결합한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인 '뉴 리얼(New Real)'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디지털과 모바일의 혁신을 선제적으로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아리따움은 지난 4월부터 테이크아웃·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산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거나 매장에서 산 제품을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는 O2O 서비스다. 서비스 오픈 이후 매월 평균 주문량은 1000~2000건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서비스 이용 고객의 1인당 구매 구객은 전체 고객 평균 대비 2배 가까이 높아 충성 고객 유입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뛰드하우스는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진과 비슷한 색을 내는 립스틱을 추천하는 챗봇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니스프리도 파워블로거 등에게 모바일·웹 상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소셜셀러' 제도를 테스트 운영하고 있으며 라네즈는 모바일앱을 통해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 '뷰티미러'를 제공하고 있다.
라네즈의 가장 메이크업 앱 '뷰티미러'. 사진/아모레퍼시픽
전사적인 디지털화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SK텔레콤과 사물인터넷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했으며 지난해에는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을 신설해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증강현실 적용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처럼 디지털 리테일에 힘을 쏟는 이유는 침체된 시장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진화되고 있는 생활 패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매출을 극대화 한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온라인 채널 매출 신장률은 20%로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 신장률 5.6%를 크게 웃돌았다. 공식 온라인몰인 'AP몰'은 1분기 88%나 매출이 늘었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0.4%를 기록했다.
이민규 아모레퍼시픽 디지털디비전 상무는 "글로벌 뷰티 산업 전체가 디지털화의 출발선상에 있다"며 "디지털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테스트와 학습을 통해 고객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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