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이후 삼성표 바이오시밀러들이 본격적으로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연이어 판매허가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6개 주요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시장 규모는 약 60조원에 달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는 지난 23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6월 판매허가를 신청한 '임랄디'에 대해 '긍정 의견'을 채택했다. 일반적으로 약물사용자문위원회에서 긍정 의견을 받으면 2~3개월 후에 판매 허가 승인을 받게 된다.
임랄디는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다. 휴미라는 무려 18조원 매출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류머티스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건선 등 치료에 사용된다.
휴미라의 시장 규모가 막대해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제약사 암젠은 올 3월 EMA로부터 첫번째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베링거인겔하임도 올해 1월 허가를 신청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쟁자다. 화이자, 코허루스, 바이오컨 등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들은 유럽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10월 일제히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임랄디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영업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이 담당하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약물사용자문위원회의 긍정 의견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판매를 승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사실상 판매 허가 결정이 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다른 바이오시밀러들도 해외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유럽 진출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가 5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10조원)', '레미케이드(9조원)', '허셉틴(8조원)', '아바스틴(8조원)', '란투스(7조원)' 등 6개 바이오시밀러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2개 제품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베네팔리'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다. 베네팔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1호 바이오시밀러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전세계 최초로 지난해 허가를 받았다.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현재까지 누적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올 1분기에만 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2호 '플릭사비'는 지난해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선 올해 4월 승인을 받았다. 플릭사비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 두번째로 승인받았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2013년, 미국에서 2016년 각각 판매에 돌입했다.
바이오시밀러 3개 제품은 해외 허가가 임박했다. 임랄디에 이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코드명: SB3)는 유럽에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미국 시판허가 신청도 예정돼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투자하고 MSD가 개발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는 유럽에서 올해 1월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선 지난해 판매허가를 신청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글로벌 임상 3상 단계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금번 유럽에서 긍정 의견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R&D) 역량 및 제품을 유럽에서 인정 받음은 물론 기존 베네팔리, 플릭사비와 함께 임랄디를 유럽에 판매하게 되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세번째 바이오시밀러 '임랄디'가 올해 하반기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2015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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