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 국정원 2차장(왼쪽)과 김상환 서울고법 부장판사.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학사농단’ 주범 정유라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기각한 판사의 동생이 삼성전자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상환(사법연수원 20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형제의 일화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대선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2015년 2월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면서 원 전 원장을 법정 구속했다.
이후에 알려진 일이지만 김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 사건의 항소심을 배당받은 날부터 선고를 내리기까지 5개월 간 자신의 친형과 흡사 의절한 듯 살았다. 그가 국정원 고위 간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 부장판사의 친형은 국정원을 떠난 지 1년 가까이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도 김 부장판사가 친형을 멀리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대선개입 의혹사건이 워낙 중대한 사건이어서 모든 것이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김 부장판사가 원 전 원장 사건을 배당받자 국정원 측에서 친형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김 부장판사 역시 사건 배당 회피를 고민해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사정이 회피사유인 '배당된 사건을 처리함에 현저히 곤란한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소문의 진위를 떠나 친형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친형도 동생의 이런 속내를 아는지 각별히 언동에 조심했다고 한다. 그 친형이 문재인 정부 시작과 함께 국정원 2차장으로 임명된 김준환 차장이다. 국정원 개혁의 선봉장을 맡고 있다. 김 차장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1992년부터 국정원에서 근무했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실 국장으로 활동한 뒤 정권이 바뀌면서 한직으로 발령 났다가 2014년 국정원을 떠났다.
김 차장은 최근 또 하나의 일화가 있다. 그가 지난 1일 국정원 2차장으로 내정되면서 불거진 의혹인데, 법조계에서는 그가 세월호 참사 당시 국정원 인천지부장으로 있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국정원 인천지부가 세월호 참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의혹은 익히 알려진 바다. 때문에, 그런 인사를 국정원 2차장으로 기용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하느냐는 비판도 삐져나왔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확인된 바로는 김 차장이 전에 인천지부장을 역임한 것이 맞긴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는 관계가 없다. 참사 당시 인천지부는 국정원 고위 간부인 이모씨가 지부장을 맡고 있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