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마트·전통시장 상생, 구미 '상생스토어' 가보니
24년간 버려진 시장 2층서 이마트·청년몰·전통시장 '3중주'
2017-06-27 14:29:45 2017-06-27 14:29:45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이마트가 27일 경상북도 구미 선산봉황시장에 전통시장, 청년몰과 상생할 수 있는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오픈했다. 그동안 방치됐던 전통시장의 2층 빈공간을 활용해 청년상인들의 공간인 청년몰과 노브랜드 매장을 함께 선보였다.
 
이번에 노브랜드 매장이 들어선 선산시장 A동 2층은 1993년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하고 24년간 공실로 방치됐던 곳이다. 모두 1652㎡(500평) 규모로 노브랜드는 이 중 4분의1인 420㎡(125평)을 사용한다. 나머지는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청년몰(250평)과 어린이놀이터, 고객쉼터시설 등으로 꾸며져 죽어가던 전통시장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외관. 사진/이마트
 
청년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메인 입구에서 청년몰을 거쳐야지만 노브랜드 매장으로 갈 수 있는 동선을 만들어 청년몰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청년몰에는 네일아트숍과 그릇공방, 스튜디오, 빵집, 카페 등이 들어서게 된다. 모두 22곳의 사업장이 마련됐으며 현재 16곳의 매장이 가오픈해 영업을 시작했다. 이날 찾은 청년몰은 아직 오픈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곳이 많아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지만 청년들의 눈빛에는 기대감이 가득차 보였다.
 
정효경 선산시장 청년몰 사업단장은 "매장이 20곳 이상 들어오면 정식오픈 할 예정"이라며 "참여자도 노브랜드 효과로 빨리 모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목표정원 22명의 절반인 11명의 사업자만을 유치했던 청년몰은 지난 5월 노브랜드 개설 소식 이후 6명을 추가 모집할 수 있었다.
 
노브랜드 오픈 효과로 아직 가오픈 중인 청년몰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송화버섯 판매 매장인 '비봉산버섯'을 운영하는 정현정 사장은 "노브랜드가 들어오니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며 "오픈 2시간이 됐는데 물건을 판 손님만 20명이 넘는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는 선산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청년상인 김수연(39) 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선산시장은 1층에 106개 점포가 있는 큰 시장이지만 시장 앞에서 5일장이 서는 날을 제외하고는 영업이 어려운 날이 많았다. 시장 1층에서 수제비누 가게를 운영하던 김 씨는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 사례를 접하고 직접 시장 상인들에게 노브랜드 유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시장상인회가 먼저 이마트에 상생스토어 개설을 제안했다. 이후 당진전통시장 벤치마킹, 설명회 등을 거쳐 모든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 매장을 재탄생시킬 수 있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27일 선산봉황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찾아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원수경 기자
 
노브랜드 매장은 시장상인과의 상생을 위해 시장의 주력인 신선식품은 판매하지 않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취급한다. 다만 선산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품목인 수산물은 시장 상인들의 요청으로 구비했다. 노브랜드와 청년몰, 선산시장이 함게 참여하는 공동 사은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지난해 당진전통시장에 첫 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나은 형태의 상생 모델로 진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제주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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