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최씨가 독단적으로 말 교환을 시행했다는 삼성그룹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12일 증언했다.
정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이날 오전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 공판에 증인으로 깜짝 출석했다. 애초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스스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정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은 최씨가 독단적으로 말 교환을 했고 교환 사실을 당시 전혀 몰랐다고 말한다. 교환을 승인한 사실도 없다고 한다. 삼성 모르게 말 교환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아니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자신의 승마 코치이자 비덱스포츠 대표인 크리스티안 캄플라데로부터 명마인 비타나V·라우징을 블라디미르·스타샤로 교환하기 직전 어머니 최씨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만난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정씨는 "필요하면 캄플라데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특검 측이 "당시 캄플라데가 증인에게 해준 얘기 뜻이 바로 삼성이 당시 말 교환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인가"라고 되묻자 정씨는 "네"라고 답했다. 삼성이 말 교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고 최씨와 상의했다는 것이다.
또 정씨는 특검이 "삼성은 150만유로에 비타나V를 샀다가 독일 말 중개업자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에게 160만유로에 되팔려고 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똑바로 걷지도 못하는 비타나V를 더 비싸게 살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아니요"라고 답했다. 또 안드레아스는 계산이 철저한 사람이었고 말 구매 시 상태를 자세히 점검하는 성향으로 비타나V 부상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특검 측이 "삼성은 이후 비타나V를 안드레아스에게 팔기로 했다가 계약을 해지하고 국내로 데려와 검역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용도로 쓸까 생각해본 적 있나"라고 묻자 "국내에서는 그랑프리 급 대회는 열리지도 않고 이미 나이도 많고 아픈 말이기 때문에 정말 낮은 클래스의 대회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출산용으로 데려오려 한다는 주장도 앞뒤가 안 맞는다"고 말했다.
또 정씨는 이날 어머니 최씨로부터 "삼성이 (주위에서) 시끄럽다고 해서 말을 바꾸는 것"이란 말을 들었고 "삼성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니까 토 달지 말고 이름을 바꾸라"는 말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정씨는 특검 측이 "어머니에게 왜 삼성이 나만 지원하는 것인지 물었더니 그냥 가만히 있어라. 때가 되면 다른 선수들도 올 거라고 화낸 사실이 있냐"고 묻자 "네.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정씨는 2015년 말 황 전 전무가 자신에게 말 타는 것을 보러왔다고 말해 직접 말 타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도 증언했다.
정유라씨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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