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했던 '신 베를린 구상'을 놓고 북한이 지나친 비판을 자제한 가운데 남북관계에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진로가 무엇인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명의 논평을 통해 신 베를린 구상에 대한 반응을 내놨다. 노동신문은 "전반 내용들에는 대결의 저의가 깔려 있으며 평화와 북남관계 개선에 도움은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잠꼬대 같은 궤변들이 열거돼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점이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존중,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는 다른 일련의 입장들이 담겨져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북남 사이의 체육문화교류나 인도주의적 협력사업들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이 내놨던 '베를린 선언'에 대해 북한이 첫 반응에서 비판이 주를 이뤘던 것과 대비된다.
문 대통령이 신 베를린 구상에서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27일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상호간의 후속조치가 이뤄질 경우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도 이번 주 북한에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이뤄질 경우 민간 차원의 8·15 민족공동행사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인도지원을 위한 민간단체들의 대북 접촉을 속속 허용하고 있다. 지난 2007년 합의된 10·4 선언 10주년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신 베를린 구상에서 내놓은 이산가족 상봉 등의 현실성 여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 정부의 제안을 북한 최고지도부에 설명한다면 가능성도 조금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시청 베어 홀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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