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강정석 회장 구속…경영공백 최소화 안간힘
세금 포탈·리베이트 혐의…"전문경영인 책임경영 강화"
2017-08-08 15:59:07 2017-08-08 15:59:07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강정석 회장(53)의 구속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가 경영 공백 사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회사는 내부 수습에 나서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고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법은 지난 7일 세금을 포탈하고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을 구속했다. 강 회장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회사 자금 700억원을 빼돌려 이중 55억원을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17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회장은 강신호 명예회장(90)의 4남이며, 동아제약 창업주인 고 강중희 회장의 손자다.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 메디컬사업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2013년 지주회사 대표이사에 올랐다. 동아제약은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170900)와 동아제약으로 분할했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과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동아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자양강장제 '박카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아쏘시오 그룹은 1932년 설립됐다. 1967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46년 동안 제약업계 1위를 유지하며 제약업계를 이끌던 회사다. 하지만 오너 구속으로 창사 85년만에 최대 위기에 빠졌다. 매출 감소에 오너의 구속까지 악재가 겹쳐 회사 경영에 차질을 빚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아쏘시오 그룹(동아쏘시오홀딩스+동아에스티+동아제약)의 전체 매출액은 2012년 9310억원, 2013년 7855억원(분할 후 3~12월), 2014년 9166억원, 2015년 9315억원, 2016년 9452억원이다. 성장률이 정체에 빠지면서 제약업계 순위가 지난해 4위까지 하락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이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의 연 매출액은 2013년 4958억원, 2014년 5681억원, 2015년 5679억원, 2016년 5603억원 등으로 감소세다. 전문의약품 실적이 부진한 데다가 리베이트 회사라는 오명까지 쓰게 돼 회사 브랜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계여서 계열사의 경영활동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한 뒤 2016년 대표이사 자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겼다. 신약 해외진출과 신사업 발굴에 주력했다. 하지만 장기간 경영 공백이 발생하면 글로벌 임상시험, 라이선스 아웃 등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아에스티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합성의약품이 5개, 천연물의약품이 4개, 바이오의약품이 7개다. 이중 절반 이상이 해외진출을 목표로 다국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선스의 최종 결정권자는 오너다. 오너의 부재로 글로벌 임상시험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사업 진출에도 제한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천연물의약품 사업부 분사 등을 검토했으나 현재는 리베이트 수사로 인해 의사결정이 중지된 상태다.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 천연물의약품인 'DA-9801'은 지난해 미국에서 2상을 완료했으나 3상 신청이 지연되고 있다. 
 
동아쏘시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구속 결정은 유죄와 무죄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며 "향후 재판과정을 통해 의혹이 소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쏘시오 그룹은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각 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독립경영을 해왔다"며 "회장의 구속에 따라 우려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및 신사업 분야에 대한 중요한 경영상의 의사 결정 등 일부 경영상의 공백은 각 사 전문경영인의 책임 경영 하에 이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현 상황에 대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6월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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