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장거리 노선 강화로 악재가 즐비했던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 증편으로 중국 여객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최근 매서운 기세의 저가항공(LCC)과의 차별화 전략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전통적 비수기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조치로 급감한 중국 여객에도 미주와 유럽 노선 증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1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48.7%나 늘어난 428억원을 거둬들였다.
사드 여파가 본격화된 2분기 양사의 호실적은 효율적 노선 개편에 기인했다. 타격이 불가피 한 중국 노선은 줄이고 미주·유럽 노선은 늘려 매출은 물론, 수익성까지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해 2분기와 올 1분기 각각 15%, 13%였던 중국 매출 비중을 2분기 9%까지 낮추고 48%, 39%씩이던 미주 및 유럽은 68%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국적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19.8%)를 보였던 아시아나항공 역시 비중을 14%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전년 2분기와 올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매출 비중은 22.9%, 18%씩이었다. 같은 기간 29.9%, 28%였던 미주 및 유럽 노선 매출 비중은 34.8%까지 높아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노선 강화로 악재가 즐비했던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사진/뉴시스
이는 국내 LCC들이 사드 불똥을 피해 대체 노선으로 꼽히는 일본 및 동남아 노선에 무게를 실어온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양사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오히려 5~15%포인트 가량 줄어들었다. 해당 비중을 모두 장거리 노선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국 노선의 대체 수요는 일본과 동남아 등 비슷한 거리의 대체 국가로 꼽히지만, 해당 지역은 대부분 LCC 경쟁력이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하다”며 “전체적인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증가한 만큼, 대형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장거리 노선에 무게를 둬 사드 악재 상쇄 및 LCC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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