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미스터피자 가맹점을 상대로 이른바 '갑질'로 불리는 불공정 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우현 전
MP그룹(065150) 회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거의 부인했다.
정 전 회장 측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김선일)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인 공정거래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해서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정 전 회장 측은 친인척에게 허위로 급여를 지급한 혐의 정도만 인정했을 뿐 나머지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앞으로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했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직접 공판에 나왔다.
정 전 회장 측은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해 법이 시행된 게 2014년 2월인데 검찰에서 이보다 훨씬 전 내용까지 넣어 기소했다. 여론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검찰이 제대로 확인을 안 한 게 아닌가 싶다"며 "피고인 입장에서 친동생을 부당으로 지원해 많은 이익을 줄 이유가 하나도 없다. 단지 친동생이 회사 관계를 이용해 마진을 일부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영업 기회를 주고 그 대가를 수령한 것이지 MP그룹 차원의 집단 지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치즈 통행세' 의혹에 대해서 "치즈를 공급받고 대금을 준 것이지 피고인 임의로 결정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피고인 입장에서 아무리 동생이라도 부당하게 지원하겠는가. 지원한 적 없다"며 "동생을 끼워 넣든 안 넣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그룹 관계라든가 영업을 해서 그 대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주 광고비 횡령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검토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횡령죄는 타인 소유의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자가 횡령할 때 성립한다. 광고는 MP그룹의 소유인 것이지 광고주 것이 아니다. 법적으로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의 딸이 급여 형식으로 돈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정 전 회장 딸인 정모씨는 실질적인 그룹의 주주다.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 배당이나 급여로 받아가는 게 무슨 차이가 있나"며 "피고인이 볼 때는 딸이 주주니까 세금 내고 아무 문제 없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법리적으로는 문제지만 피고인의 처벌 사유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치즈 유통 단계에 거래상 아무런 임무가 없는 A사와 B사를 끼워 넣어 친동생이 '치즈 통행세' 57억원을 부당하게 받도록 하고, 같은 금액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 전 회장은 2007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친인척 등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29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정 전 회장은 2008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가맹점주로부터 광고비 5억7000만원을 걷고 이를 광고와 무관한 가족점 워크숍 진행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또 2007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직영점을 차명 등으로 저가에 매수하고 총 5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본사에 내야 할 로열티 7억6000만원을 면제하고, 이 가맹점에 파견된 본사 직원의 급여 14억원도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지난 7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와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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