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FA가 열린 독일에서 삼성전자가 대형 광고판을 통해 갤럭시노트7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과 LG의 전략폰이 유럽서 격돌한다. LG ‘V30’이 IFA 전야제를 밝히고, 삼성 ‘갤럭시노트8’이 뉴욕에서 유럽으로 건너온다. IFA를 향하는 양사의 발걸음은 무겁다. 모바일 적자 부진 탈피, 단종 사태로 무너진 신뢰 회복 등 각자의 사명이 주어졌다. 10주년 아이폰도 엄습해 IFA는 유럽서 승기를 잡아야 하는 필사의 승부처다.
올해 IFA의 축포는 LG가 쏜다. LG전자는 V30 데뷔 무대로 IFA를 택했다. IFA 개막 전날인 이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마리팀 호텔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연다. V30은 최초의 플라스틱OLED 풀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LG의 소형 OLED 기술력을 가늠할 척도로 작용한다. 또 LG는 V30에 조리개값 F1.6(듀얼카메라), DSLR급 글라스 렌즈 채택 등 전문가급 고성능 카메라로 무장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음성인식 잠금해제 등 LG만의 감성 기능은 하드웨어 스펙을 뒷받침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분기 132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이 이어져 반전의 주인공이 절실하다.
23일(현지시간) 애플의 심장부 뉴욕에서 갤럭시노트8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IFA로 무대를 옮겨 본격 마케팅에 나선다. 스마트폰 점유율이 미국서 정체되고 중국서 악화된 가운데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만큼은 흐름을 이어나가야 한다. 삼성에게 지난해 IFA는 아픈 기억이다. IFA 개막 전날 본국에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에 따른 리콜 발표가 있었다. 독일 시내에 걸렸던 갤럭시노트7 대형 광고판은 헛돈이 됐다. 갤럭시노트8은 전작의 악몽을 떨쳐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다행히 갤럭시S8이 선전해 부담은 덜었다. 삼성은 갤럭시노트8을 필두로 듀얼카메라 경쟁에도 합류했다. S펜을 통한 갤럭시노트만의 차별화는 유지한다.
삼성과 LG의 최대 난적은 IFA 무대 밖에 있는 애플이다. 특히 올해는 아이폰 출시 1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 해로 아이폰8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미국 본토에선 통신사들이 파격적인 보조금을 준비했다. 아이폰8 출격에 앞서 양사가 시장의 관심을 최대한 이끌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서 갤럭시노트8을 공개하는 이유도 아이폰의 예봉을 꺾고자 한 데 있다.
동남아 신흥시장을 뚫고 글로벌로 무대를 넓히는 중국 메이커들의 상승세도 매섭지만, 유럽서 발톱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4G 스마트폰의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신흥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주된 목표다. 인도,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의 공략에 우선하고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은 차선이다. 애플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화웨이는 IFA를 플랙그십 폰 론칭 무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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