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선풍기로 유명한
신일산업(002700)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일산업은 폭염으로 주력 제품인 선풍기 판매가 올 상반기 성장을 이끌었는데, 최근 적대적 M&A 위험 요소도 사실상 제거해 경영정상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4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지난달 31일 채권자 황모씨가 제기한 직무집행방해금지 등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황씨는 신일산업 적대적 M&A를 주도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지난달 18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황씨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형사사건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상 상장회사인 채무자의 감사 지위도 당연히 상실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신일산업 대표이사에 대해서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지만 이는 지난 6월 법원이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신일산업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들은 황씨와 윤모씨를 앞세워 소수주주권 행사 명분으로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해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허위 내용을 토대로 한 언론보도를 시도했다. 강씨는 회삿돈을 횡령해 주식을 매수하고 황씨 등은 실질적인 주주인 듯 허위공시와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적대적 M&A를 활용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상승시켜 부당한 시세차익을 얻었다. 특히 당시 신일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했던 류모씨는 이사 지위를 이용해 미공개중요정보로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최근 판결로 신일산업은 적대적 M&A 세력의 회사 강탈 위험에서 벗어났다. 황씨를 포함한 5명이 벌인 적대적 M&A 시도에서 법원은 이들에게 자본시장법상 사기 부정거래, 내부자거래, 횡령 등 불법행위에 대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했다. 이로써 신일산업은 적대적 M&A 세력을 물리치고 안정적인 경영 궤도에 오르게 됐다.
신일산업은 적대적 M&A 등 위험 속에서도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매출은 6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4억원보다 22% 올랐다. 영업이익 55억원, 당기순이익 52억원으로 전년 동기 33억원, 22억원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선풍기 기능과 습기 제거 효과를 지닌 에어서큘레이터 터보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하는 등 호실적에 톡톡한 구실을 했다.
2013년 말부터 시작한 황씨 등 세력의 경영권 장악 시도로 신일산업은 2014, 210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직무대행체제를 끝내고 김권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권을 회복했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창사 60주년인 2019년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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