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연중 최고가 넘본다
허리케인 '하비' 변수 등장…원료가 하락에 제품가 상승 '겹호재'
2017-09-05 15:52:24 2017-09-05 16:01:37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며 연중 최고가 경신을 넘보고 있다. 허리케인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2분기 실적이 주춤했던 국내 화학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5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에틸렌 가격은 톤당 1210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25.3% 급등했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톤당 1281달러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가인 1324달러(2월)에 근접했다. 원료인 원유 가격에 영향을 받는 에틸렌은 올 초만 해도 톤당 1200~1400달러의 가격대를 유지했다. 국내 업계가 1분기 준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기반으로 작용했다. 2분기 실적이 주춤했던 이유도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침체된 제품 가격의 영향이 컸다.
 
자료/한국석유화학협회
 
하지만 지난달 말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주요 정제시설이 몰린 텍스사스만 일대를 강타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국내 화학업계의 하반기 최대 관건은 미국 에틸렌에 대한 대응으로 꼽혀왔다. 미국 업체들의 에틸렌 생산량 급등에 제품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에 상륙한 하비로 인해 적어도 한 달은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업계는 하비 영향으로 최근 일주일간 미국 에틸렌 설비의 절반 이상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제 작업이 지연되며 쌓여가는 원유 재고가 국제유가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원료가 하락과 제품가 상승이라는 겹호재를 맞게 됐다. 올 들어 월간 기준 최고 805달러(2월)를 기록했던 에틸렌 마진은 지난 1일 808달러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일부 업체들이 허리케인에 타격 받은 시설의 재가동을 시작하고 있지만 침수 등에 손상된 설비보수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국내 업계에 당분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화학사들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220만톤의 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214만톤, 한화토탈 109만톤, SK종합화학 86만톤 등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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