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계기로 정기국회 보이콧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운영에 대해서도 공식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협치와 소통의 기초 환경이 무너지고 안보무능, 인사 참사, 공영방송 장악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들러리 격으로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돼 있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취소해 본회의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다.
한국당이 여야정협의체 구성 제안을 거부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김장겸 사장에 대한 영장 발부를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정협의체 운영과 국회 보이콧 해제를 위한 조건으로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 포기에 대한 약속과 이행 ▲인사 문제 등 독선적 국정운영에 사과 ▲북핵 위협에 대응할 실효적 조치 등을 내걸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과거 문 대통령에게 ‘초당적 안보대화’를 제시한 바 있어 여야정협의체 구성에 반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두 야당은 이날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여야정협의체 구성에) 당연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북핵 문제가 심각한 만큼 안보와 관련해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국당만 불참한 가운데 여야정협의체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여야는 이날도 한국당을 향해 “국회로 복귀하라”고 입을 모았다. 김장겸 사장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자진 출두한 만큼 보이콧을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해외에 나가는 만큼 여야를 떠나 국내에서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6~7일 장외투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 9일 대국민보고대회 개최 등 장외투쟁을 다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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