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회장의 측근인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가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제청됨에 따라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명 제청에 앞서 금감원 내부에서 반발이 있었고, 여권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견제와 협력을 해야 하는 금융위원회와의 파워게임에서 금감원이 밀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상호 견제와 협력을 도모하는 관계인데 최 신임 원장의 리더십이 의문"이라며 "금융위와 파워게임에서 밀릴 경우 금감원은 금융위에 종속적인 관계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을 중심으로 금융분야의 적폐세력 청산을 해야 하는데 민간 출신의 한계로 금융시장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금감원 노조의 환영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금감원 조직 장악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노조 또한 임명제청 되기 전인 이날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 대표이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감원 노조는 성명서에서 "최 사장은 김승유 회장의 측근"이라며 "금감원장이 금융위 관료의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금감원은 금융시장을 장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 측은 하나은행이 최순실씨 등을 지원하기 위해 불법대출을 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인사를 금감원장에 임명하는 것이 청와대가 주장하는 적폐청산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의 또한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국회 정무위의 한 여당 의원은 "감독기관의 수장으로 특정 금융사 출신을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과거 세력과 연결돼 있다는 내용도 자격미달 요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최흥식 내정자가 첫 민간 출신인 만큼 긍정적인 분위기도 있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사 출신인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금융사의 현실을 잘 반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사와 감독당국의 관계 조율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장으로 임명제청된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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