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의 심복'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저력
LG 최장수 CEO…안정된 사업다각화로 12년 연속 실적 경신 주도
2017-09-12 06:00:00 2017-09-12 12:14:49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LG그룹 내 최장수 CEO로 13년째 LG생활건강(051900)을 이끌고 있는 차석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드 악재로 화장품업계 전체가 휘청대는 와중에도 최대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가 하면, M&A의 잇단 성공과 사업다각화로 남다른 경영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생수시장 1위 브랜드인 '제주삼다수'의 판권 획득에 성공했다. 이로써 LG생활건강은 이달 말 제주개발공사와 본 계약을 체결한 뒤부터 삼다수의 비소매 및 업소용 제품군을 위탁 판매하게 된다. 생수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지닌 삼다수를 품에 안게 됨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사업구조의 한 축인 음료사업의 핵심역량 강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LG생활건강이 삼다수 입찰에 참여하게 된 것은 차석용 부회장이 뚝심 있게 추진 중인 사업다각화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다. 실제 차 부회장은 취임 후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완료했고, 그 중심엔 거침없는 'M&A 행보'가 있었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07년 코카콜라를 사들여 1년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에는 해태음료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바이올렛드림(구 보브) 화장품 사업을 인수하며 색조화장품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했고 같은해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를 인수하면서 일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3년에는 일본 건강기능식품 통신 판매 업체 에버라이프를 인수했고 2013년 7월에는 캐나다 바디용품업페 F&P(Fruits &Passion)를 인수했다. 또한 영진약품 드링크사업부문을 인수해 성장하고 있는 건강음료 및 기능성음료 시장 확대에도 나섰다.
 
특히 '문어발 사업확장'이 아닌 철저한 중장기 전략에 따른 M&A 성과는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 차 부회장은 취임 이후 12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 신화의 기록을 쓴 CEO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 상반기 사드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의 반기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전사 매출이 사상 최초로 6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3조1308억원, 영업이익 4924억원, 경상이익 4656억원, 당기순이익 3489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LG그룹 내 CEO 중에서도 누구보다 구본무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수명이 짧은 계열사 CEO들 중에서도 가장 오랜기간 자신의 명함을 바꾸지 않은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말엔 LG그룹 외부 영입 인사 중 처음으로 부회장에 승진하며, LG안에서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주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차 부회장은 외국계 기업인 한국P&G 사장까지 거친 인물로, 글로벌 감각도 두루 갖춰 대외 악재와 관련된 위기 대응에도 능수능란해 안정적 실적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내수침체와 중국 관광객수의 급격한 감소에도 LG생활건강의 독보적인 실적은 차 부회장이 공 들여 완성한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이라며 "LG그룹은 보수적 경영기조로 유명하지만 차 부회장은 M&A의 귀재로 평가받으며 성공신화를 써온 만큼 공격적인 사업다각화와 핵심역량 강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그룹 내 최장수 CEO로 13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고 있는 차석용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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