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주가 하락 우려에도 불가하고 자본의 질적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나 채권 계정 분류를 통한 자본확충이 아닌 유상증자를 선택한 한화손보에 대해 정공법을 선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한화손보는 이사회를 열고 2152억8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2021년 시행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자본확충으로 올해 상반기 말 168.1%였던 한화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은 30%포인트가량 올라 2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한화손보의 유증결정에 보험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한화손보는 15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 잔고가 남아있고 발행 조건이 완화된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년 1분기부터 약1조7000억원의 매도가능자산을 만기보유자산으로 계정 재분류하면 RBC 비율을 높일 수 있지만 유상증자는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손보는 가장 확실한 자본 확충 방안인 유상증자를 택했다. 이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시 들어가는 이자비용과 채권계정 재분류시 향후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자본의 질적 개선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당장 주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IFRS17 도입을 위해 정공법은 선택한 것"이라며 "RBC 비율 상승과 실적 개선이 이어진다면 주가는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의 신주 발행 수는 2600만 주, 예정 발행가는 8280원이다. 발행가는 내달 27일 확정될 예정이다. 주주우선공모주 방식으로 진행되며 대주주인 한화생명이 860억 원을 출자한다. 출자 후 지분율은 50.68%이다.
기존 주주들은 다음 달 1~2일 청약할 수 있으며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11월 6~7일 청약받을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공동대표 주관사로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23일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RBC 비율은 올해 2분기 말 168.1%에서 198.2%로 30.1%포인트 개선될 전망으로 금감원의 RBC 규제 범위는 100%로 한화손보는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로 RBC비율 200%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는 2위권 회사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할 것"이라고평가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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