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가 승용차 부문에서 해외시장 뿐 아니라 내수시장에서도 위기를 맞고 있다.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부문(RV 포함)에서 올해 8월까지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누적 판매량이 전년보다 하락했고,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안으로 판매를 재개할 경우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5사는 지난 8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승용차를 총 85만7228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87만1948대를 판매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어든 수치다. 반면 수입차는 올해 8월까지 국내에 승용차를 총15만332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14만8411대)보다 3.3% 증가했다.
이로 인해 완성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하락했고, 수입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상승했다. 올해 8월까지 승용차 부문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완성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5.5%에서 올해 84.8%로 하락했고, 수입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4.5%에서 올해 15.2%로 소폭 상승했다.
수치상으로 큰 변화가 없지만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판매가 중단된 아우디폭스바겐이 올해 안으로 판매를 재개할 경우 국산차와 수입차의 점유율은 더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8월까지 아우디는 총919대를 팔았고, 폭스바겐은 판매량이 없다. 디젤게이트 논란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5년 아우디는 국내에 총3만2538대를 팔았고, 폭스바겐도 3만5778대를 팔았다.
지난 8월 30일까지 배출가스와 소음 인증을 최종 통과한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은 10개 차종 21개 모델로 확인됐다. 배출가스 인증을 마친 모델은 모두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 차량으로 아우디는 기존 판매 모델이고, 폭스바겐은 대부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신차들이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올해 10월 안으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말고는 향후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실적을 이끌 수 있는 차량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의 주요 승용차 대부분은 최근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는 그랜저(153.3%)와 i30(198.6%)를 빼고 대부분의 승용차 누적 판매량이 전년보다 하락했다. 기아차도 전년보다 올해 판매량이 상승한 차량은 모닝(4%)과 카니발(8%), 쏘울(10.4%), 니로(17.4%), 모하비(14.7%) 정도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리콜이 많아지면서 완성차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안 좋은 반면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 해외도 문제지만 내수시장에서의 위기에 대비해야 완성차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바겐 차량이 평택항 출고장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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