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자본력을 갖춘 제약사들이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약 개발 실패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신규투자는 2012년 1052억, 2013년 1463억, 2014년 2928억, 2015년 3170억, 2016년 4686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가 유망산업으로 부각되면서 투자도 확대되고 추세다. 바이오벤처기업은 창의력이 높지만 R&D 자본이 취약하다는 게 문제다.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10~15년 동안 300억~500억원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면 1조원이 소요되기도 한다.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신약개발 과정의 이해도가 높고, R&D 투자금 확보, 글로벌 임상, 라이선스 아웃 등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제약사와 협업도 확산되고 있다. 제약사들도 전통적으로 신약개발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폐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바이오벤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신약후보물질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벤처캐피탈인 인터베스트에 따르면 2016년 1~11월 기준 연구개발비 상위 10대 제약사의 외부 투자 금액은 총 219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1606억원)비 36% 증가했다.
한미약품(128940)과
한미사이언스(008930)도 바이오벤처 투자가 활발하다. 2015년 미국 안과전문 R&D 벤처기업인 알레그로사에 2000만달러(약 225억원)를 투자했다. 당뇨 및 항암분야에 특화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0억원을 미국 스펙트럼에 투자했다. 같은 해 100억원을 출자해 제약·바이오 벤처 창업투자사 한미벤처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미벤처스를 통해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독(002390)은 2012년 제넥신에 330억원을 투자했다. 한독과 제넥신은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GX-H9'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2016년에는 사업다각화와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엔비포스텍, JUST-C, 테라밸류즈에 투자했다.
녹십자(006280)와
녹십자홀딩스(005250)는 10여개 업체에 327억원을 투자했다. 2011년 마크로제닉스에 23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바이오리더스, 유바이오로직스, 아르고스, 천랩 등와 사업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광약품(003000)은 지난 2000년에 투자한 안트로젠 등의 바이오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령제약(003850)은 바이오벤처 기업 라파스, 바이젠셀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일동제약(249420)은 앤트리아바이오에 3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CJ헬스케어는 바이오벤처 ANRT와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성장동력 확보와 경쟁력을 제고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의 협업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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