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047810)(KAI) 사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경영상 비리에 관한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11일 하 전 사장을 외부감사법 위반·자본시장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사기·배임) 등 총 12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하 전 사장을 포함한 전·현직 KAI 임직원 9명 등 총 12명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 전 사장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경영실적을 위해 선급금 지급 즉시 매출 인식, 자재 출고 조작, 손실충당금·사업비용 미반영, 원가 전용 등 방법으로 매출액 5358억원, 당기순이익 465억원을 과대계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 전 사장은 2014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회계분식된 재무제표를 이용해 6514억원을 대출받고, 6000억원의 회사채와 1조9400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2014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회계분식을 통한 경영실적·영업이익 조작으로 대표이사 급여·상여금과 임직원 상여금 총 73억342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도 적용됐다.
또 2007년 12월부터 2008년 9월까지 회사 보유 외화를 매각하면서 환율조작으로 10억4100만원을 빼돌려 임의 사용하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노사활성화비 예산을 카드깡으로 4억원, 상품권깡으로 6000만원을 현금화해 임의로 사용하고, 2013년 11년 이 횡령 금액에 대해 당시 대표이사에게 부과된 개인소득세 5억원을 회사 자금으로 낸 것으로도 조사됐다.
하 전 사장은 2013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청탁을 받고 서류전형에 탈락한 지원자 15명을 합격 처리해 면접심사를 보게 하는 등 회사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포함됐다. 2013년 9월 수리온 헬기 시험평가단장(준장), 2014년 6월 수리온 헬기 시험평가부단장(대령)의 청탁을 받아 지인 등을 취업시켜 주고, 지난해 9월에는 사천시 국장의 청탁으로 자녀를 취업시켜 주면서 뇌물을 받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KAI는 일반 사기업과 달리 국가가 일정 이윤을 보장해주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조 방산업체로서 회계분식의 유인이 크지 않은 회사임에도 선급금 등을 통한 매출조작이 이뤄졌다"며 "회사 보유 외화를 실제보다 낮은 환율로 매각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하거나 유흥주점에서 결제 취소한 허위 신용카드전표를 회사에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KAI는 청탁 명단을 별도로 작성·관리해 오면서 청탁이 있는 지원자가 탈락하면 순위·점수 조작 등의 방법으로 합격 처리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며 "KAI는 언론, 관내 관청, 군 등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통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취업 특혜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탁자 중 공무원 1명은 특혜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기소했으나, 그 외는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불입건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달 26일 공모 KAI 구매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공씨는 2011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방위사업청과 FA-50 계약 체결 시 부품 견적서를 위조해 원가를 부풀리는 등 방법으로 방위사업비 129억원을 편취하고, 방사청을 속이기 위해 해외 부품업체의 견적서 17부에 대해 수출용 가격 삭제, 서명란 오려붙이기 등으로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8월31일 KAI 거래업체 D사 대표이사 황모씨도 외부감사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황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661억원 상당의 허위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공시한 혐의다. 또 2013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허위 재무제표로 높은 기업 신용등급을 받아 산업은행으로부터 총 342억원을 대출받았다.
비자금 조성,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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