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금호타이어(073240) 노동조합이 노조동의서 제출을 거부하면서 설 이전은 물론 이달 말로 예정된 워크아웃 실사종료 이후에도 긴급운영자금이 지원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노조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사측이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데 구조조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노조도 동의서를 쓸 수가 없다"고 밝혔다.
노조 핵심관계자는 "관례를 보면 워크아웃 실사중인 현재 상황에서 꼭 동의서를 내지 않아도 된다"면서 "일체의 쟁의행위를 못하게 하는 등 노동 3권도 보장되지 않는 법에도 어긋나는 동의서를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입장은 통상 워크아웃 기업들을 보면 실사 후 워크아웃 이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노조의 동의서가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실사과정에서 미리 노조동의서를 요구한다는 것.
◇ 노조 "법정관리 선택도 검토"
노조는 채권단이 먼저 자금을 투입해서 회사를 돌리든지 경영진도, 채권단도 신뢰할 수 없다면 차라리 법정관리를 선택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073240)는 자금난으로 지난해 12월, 올 1월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고, 203곳에 이르는 협력업체 가운데 20곳 이상이 채무불이행 법인으로 등재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26일이면 원자재가 바닥나 생산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그 전에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그날부터 공장문을 닫고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고, 어차피 못받은 급여는 좀늦게 받더라도 1377명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이 경우 수익성은 더욱 나빠지고 채권단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채권단의 입장은 강경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실사결과가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손실 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로서도 수익성이 없는데 더 나빠지면 채권단의 입장은 더 강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채권단은 물장사 아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장 가동 여부를 비롯한 선택의 문제는 그들의 것"이라며 "채권단이 물장사가 아니다.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노조 동의서가 없더라도 협력업체 지원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이라고 밝힌데 대해서도 채권단은 단호했다.
산은 관계자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면서 "분명히 자금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동의서가 나와야 한다"고 단언했다.
당초 3월말로 예정된 MOU 체결 시기는 조금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달말쯤으로 예정된 실사를 앞당겨 종료하고 곧바로 서류검토 작업에 돌입하면 예정보다 빨리 모든 작업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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