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재개, 원전은 축소’로 결론난 지난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전환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첫 공식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22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설계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의 가동을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이 확인되는 대로 중단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민참여단의 53.2%가 향후 원자력발전 정책방향을 묻는 질문에 ‘축소해야 한다’고 답해 ‘유지’(35.5%)나 ‘확대’(9.7%)를 앞질렀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다음 정부가 탈원전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권에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원전 해체에 대비하는 한편 해외 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방침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떨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전력수급에 영향이 없으면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같은 탈원전 기조가 시민참여단의 결정보다는 지난 대선 기간 중 내놨던 공약사항에 근거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공론화위 시민참여단에 탈원전 정책을 결정할 권리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 관계자는 “탈원전이나 에너지 전환정책은 공론화위가 내린 조사 결과를 기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시민참여단의 결정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건설도 조속히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국무회의에서 건설 재개에 필요한 최종 정책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원전 건설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에 국무회의 결정이 통보되는대로 후속조치도 이어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갈수록 빈발하는 각종 갈등과제를 해결하는데 이번 공론화위 시민참여단이 보여준 모습이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민참여단의 토론과 숙의, 최종 선택과정에서 나온 하나하나의 의견과 대안은 모두 소중한 자산”이라며 “향후 정책추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공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막대한 비용을 매몰시켜놓고 사과 한마디 없이 그저 뜻깊은 과정이었다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5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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