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정치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이 오는 31일 검찰에 다시 소환된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추 전 국장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익전략실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과 함께 반값 등록금 주장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의 방송 하차 또는 세무조사 요구, 배우 문성근씨 비난 공작 등의 기획과 실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국익정보국장으로서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계 관계자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추 전 국장을 지난 16일 오전부터 피의자로 조사하던 중 17일 오전 2시10분쯤 긴급체포하고, 18일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20일 영장심사 결과 "전체 범죄 사실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추 전 국장의 기존 혐의와 함께 국정원 추가 의뢰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매각 등 혐의가 언론에 보도된 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감찰에 착수하자 부하직원에게 우 전 수석에 대한 특별감찰 조사 배경과 이 전 감찰관의 친교 인물 등에 대한 동향수집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내용을 우 전 수석에게 2회 보고했다.
검찰은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 의혹과 관련해 31일 오전 11시 이우용 전 MBC 라디오본부장을, 오후 2시 백종문 MBC 부사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2011년 국정원 관계자, MBC 일부 임원과 결탁해 방송 제작에 불법 관여한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담당 직원과 백 부사장과 김재철 전 사장 등 당시 임원진 3명의 주거지, 현재 사무실과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전 사장 등은 당시 'PD 수첩' 등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MBC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과 진행자 교체, 방영 보류, 제작 중단 등의 불법 관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김 전 사장은 이날 압수된 본인의 휴대전화 포렌식에 참여하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3시51분쯤 검찰에 출석한 김 전 사장은 "국정원 직원 관계자가 서류를 줬다고 하는데, 그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고 서류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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